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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박원명화 제45회] 그대 이름은 ‘히어로’

기사승인 2022.11.23  09: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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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원명화 수필가] 노래를 듣고 있으면 흩어져 있던 감성이 깨어난다. 어떤 노래에서는 먼먼 그리움을 만나고 어떤 노래는 나 홀로 쓸쓸함에 젖기도 한다. 적당히 기분 좋을 때는 아무 노래든 그저 흥겹게 들리지만, 사는 게 힘들 때는 곡이나 가사의 절묘한 조합이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불혹의 나이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시절에는 귀로만 듣던 노랫소리가, 인생 한고비를 넘고 나니 비로소 가슴으로 전해온다. 처음 먹는 음식인데도 입맛에 당기는 게 있는 것처럼 처음 듣는 노래에도 유난히 마음이 끌리는 게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변신을 꿈꾼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모습을 갖기를 소망한다. 특히 대중을 상대로 연예인 활동을 하는 이들을 보면 성형 수술해서라도 완전한 미남, 미녀가 되기를 소망한다. 노래든 가수든 금방 눈에 띄어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 더운 방이 쉬 식는 것처럼 그 특별한 기대가 오히려 실망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지닌 자연미가 보기에도 좋고 편안해 대중성도 오래가고 인기도 지속되기 마련이다.

듣기 좋은 노래는 오래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것처럼 가수도 담백하면서 평상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진국일 터이다. 자연스럽게 배 안에서부터 목을 타고 울려 나오는 목소리, 그런 소리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그 목소리 그대로 그리운 여운으로 남아 듣고 또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가끔, 사람들과 어우러졌을 때 뒤풀이로 '노래방‘을 찾는다. 타고난 음색은 못되지만 나는 노래를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연령층이 엇비슷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노래들이 쏟아져 나와 다 같이 목청껏 따라 부르다 보면 절로 흥이 난다. 반면 연령대가 들쑥날쑥하면 노래 따로 듣는 이 따로 되기 십상이다. 노래방 갈 때는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래야 흉허물도 없고 같은 시대에 유행하던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어 좋다.

한동안 노래방을 잊고 살다가 며칠 전 우연히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목청 고운 친구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란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도 멜로디도 어찌나 듣기 좋은지 집에 오는 내내 노래가 입안을 맴돌았다. 그 여운을 참지 못해 검색해 보니 ‘임영웅’이라는 트로트 가수가 부른 노래였다. 그날부터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며 배웠다. 트롯의 감칠맛이랄까. 광적인 팬은 아니지만, 그의 목소리가 맑으면서도 애절해 듣기도 좋고 따라 부르기에도 흥겹다.

♬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

하루의 분주한 시간 속에서도 짬 있을 때마다 노래를 듣는다. 강력한 호소력이 있는 음색에서 우러나는 향기에 취해 이제는 제법 흥얼흥얼 대도 어색하지 않다. 오랜 시간 쟁여 놓은 달콤한 냄새는 임영웅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음색인 듯하다.

같은 노래를 부르더라도 희망을 주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듣고 나면 괜스레 마음이 우울해지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전자의 목소리를 가진 가수다. 물론 내 귀에만 그렇게 들리는지 몰라도 그의 음색은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떤 노래라도 그가 부르면 아름다운 희망이 되어 내 앞에 선다.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가수로 우뚝 서 있다. 빛을 보지 못해 한때는 아픔과 고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어엿한 가요계 1순위를 달리는 트로트계의 히어로다. 그래서인지 그를 보면 성공한 신화의 주인공 같아 가슴 뿌듯한 희망이 솟는다. 혼신을 다해 부르는 그의 노래 속에 푸르른 젊은 열기가 한층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수필가 박원명화
2002년 한국수필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수필가협회 사무총장이며 제9회 한국문인협회 작가상ㆍ연암기행수필문학상ㆍ제39회 일붕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의 색깔, 길 없는 길 위에 서다, 풍경’ 외 수필집 다수.    

박원명화 수필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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