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 사는 의미를 찾아서
▲ (삽화=임중우) |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일요일 아침8시 반.
깊은 잠 속에 떨어질 일요일 새벽 6시 일어나 한 시간을 차로 달려서 아침용무를 보고 빈 속을 채우려 찾아 든 24시간 식당. 설렁탕에 해장국에 갈비탕을 파는 그곳엔 훤하게 불이 밝혀져 있고 분주함이 문 밖에 어른거린다.
문을 밀고 들어서니 의자가 있는 식탁에 세 팀이 앉아있고 신을 벗고 올라 앉는 방석자리에도 두 팀이나 앉아 있다. 피곤함을 따듯함으로 채우고 싶은 욕망에 신을 벗고 올라앉았다. 가운데쯤 자리를 하고 갈비탕과 해장국을 각각 시키고 마음을 내려놓는다. 대각선으로 구석자리에 이십 대 여자 둘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띤 건 소란스러움이었다.
어찌나 크게 웃고 떠들던지, 시선이 간 그자리에는 벽에 기대여 다리를 쭈욱 뻗고 앉은 여자와 식탁 옆으로 비스듬히 한 팔로 머리를 받치고 누었는 아직은 앳돼 보이는 젊은 여자가 응수를 하고 있었다. 식탁엔 다 먹은 빈 그릇들이 버려져 있고 배부른 휴식시간인 것 같다.
대화 내용은 한 밤 내 술을 마시고 이제 서서히 깨어가면서 돌아갈 집에 있는 엄마의 잔소리가 싫고, 다른 친구가 사귀는 남자의 행동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까르르 거침없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식당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들 탕 그릇에 머리를 숙이며 조용히 먹기에 전념하는 반면 그 둘은 소리도 높게 까르르 거리고 있었다. 서서히 거슬리고 신경 쓰이고 언제 일어나나 힐끔거리며 우리 순서에 나온 음식까지 마땅찮아 지는데 깍두기가 맛있단다.
부러 소리 내어 말하는 그 억양에 반감이 서려있다. 나만 그 소리에 민감한가 싶어 시끄럽지 않냐 했더니,‘뭔 소리?” 하는 남자와 ‘맞아, 쟤들 왜 안 일어나’하는 상반되는 반응. 다른 식탁에서도 무시하며 그저 묵묵히 먹고 일어나는 불편한(?)사람들. 그 이른 휴식의 아침시간엔 다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제가끔 제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며 흐르는 그 시간.
나만 깨여 그들의 예의 바르지 못함에 거슬려 하고 찡그리고 있었다. 한마디만 하면 될 것을, 사람이 무서워서 말을 못한다.
“맛나게 먹었나요? 우리도 맛나게 먹고 싶은데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네요.”
“아! 네. 일어 날 거예요. 가자!”
다행스럽게도 정리하며 일어나는 젊은 처자들 덕에 미간이 펴지고 제대로 깍두기 맛을 느꼈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