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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멘탈] 꿈을 이루지 못해 고민에 빠진 골프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

기사승인 2023.01.09  13: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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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는 삶에 즐거움, 시합은 능력을 펼치는 장...‘나다운 삶=경쟁력‘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보내 준 글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구나.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이 했을 것 같고,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답답하고 초조한 시간들을 보냈을 것 같구나.

사람이 내면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태어나서 모든 것을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고, 점차 자라면서 그 도움을 하나씩 끊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이런 성장의 과정에는 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법이고, 그 도전에 따라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겠지. 우리가 하나의 완전하고도 독립된 인격체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 모든 도전에 반드시 성공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여전히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될 거야.

‘나에 대한 고민’은 은정(가명)이만의 문제는 아니야. 골프를 떠나서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모두가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이야. 나도 그랬고, 은정이 부모님도 그랬을 거야. 자신의 건강한 삶을 위해 바람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 먼저 말해주고 싶고,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은정이는 골프선수가 되어서 너무 큰 짐을 짊어지고 살아온 것 같아. 부모님을 만족시켜야 했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신경 써야 했고, 남들이 하는 것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했고,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졌던 것 같아. 이로 인해 부담감이 생기고 실망과 좌절이 많았던 것 같아. 늘 너무 높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다 보니 긍정적인 마음보다 부정적인 마음이 더 커졌던 거야.

이제 그 기대와 기준을 낮췄으면 해. ‘무엇이 꼭 되어야 한다’ ‘내가 얼마큼은 벌어야 한다’ ‘내가 반드시 어떤 것을 꼭 이뤄야 한다’ ‘남들만큼 해내야 한다’라는 생각은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어. 그러면 스스로를 힘들게 할 거야. 나는 그저 부모님을 비롯해 남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내 삶은 내 능력으로 꾸려나간다’는 목표만 가져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것만 해내도 삶이라는 도전에 멋지게 성공하는 거야.

선수는 골프를 의무감으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단다. 골프는 언제나 삶에 즐거움이 되어야 하고, 시합은 내 능력을 펼치는 장이 되어야 하고, 나를 표현하는 설렘의 대상이 되어야 해. 그 이상을 바란다면 골프는 스트레스가 되고 말 거야. 결국 오래 하지 못하겠지.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 즐거움은 사라지는 법이야. 아마도 ‘뭔가를 해내야 한다’ ‘잘해야 한다’ ‘어떤 성과를 내야 한다’는 그 마음이 집착이 아닐까.

지금 은정이가 겪는 성장통은 더 큰 성공을 위한 시행착오 중임을 깨달아야 해. 실망과 좌절만 하고 있다간 어떤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지 그 교훈을 알아차릴 수 없어. 그래서 좀 더 시야를 넓게 가지고, 끈기와 인내심을 발휘해서 정진해야 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 맑게 갠 화창한 날을 맞이하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은정이가 여태껏 겪었던 지난날은 성공의 밑거름이었던 사실을 그제야 깨닫게 될 거야. 힘들었던 지난날은 더 큰 동기를 만들어 주어서 은정이가 뭐를 하든 남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해줄 거야.

은정이는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은정이 자신 역시 잘 해오고 있음을 인정해야 해. ‘나만 잘하면 된다’가 아니고 ‘나도 이미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해야 해’ 성장과 발전은 꼭 무언가 당장의 결과로서만 증명되는 것이 아니야.

특히 골프는 사람마다 과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공의 시간표도 달라지는 법이야. 그래서 타인의 과정을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과정에 집중해야 해. 올해 작년보다 나은 점이 있었다면 올해는 훌륭한 한 해를 보낸 것이야. 꼭 이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해. 저 꼭대기에 있는 절대적 기준에 자신을 두지 말고 상대적인 기준에 자신을 바라보라는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자신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게 될 거야.

한 해 한 해 즐거움과 설렘으로써 혹은 도전과 끈기로써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올 거야.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신의 삶의 의미이자 이유가 되어야 해. 뭔가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감정활동이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삶을 만들어 줄 거야. 당장 ‘되네 안 되네’를 따지는 삶을 살면 신세 한탄이나 할 것이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만 하면서 골프도 오래 못하게 될 거야. 살아도 죽은 삶이 되어버리는 것이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사실 죽을 때까지 고민해야 할 문제야.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누구나 알만한 그런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 은정이는 은정이만의 의미 있는 일이 있을 거야. 투어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무엇을 바라는지 느껴야 해.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즐겁고 설레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나이가 뭔 상관이야. 시합이 됐든 뭐가 됐든 죽을 때까지 자신을 설레게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 아마도 나를 표현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고, 내가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도전하는 일이 자신을 설레게 할 거야. 지나간 과거는 잊고, 앞으로 잘 해나가면 돼. 앞만 보고 가라는 것이야. 뭘 하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뚜기처럼 일어나는 거야. 그리고 다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

우리는 조건 없이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해. 한 번뿐인 인생인데 불행할 필요 없잖아. 우리는 ‘나를 사랑할 것인가’ ‘비난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왜 굳이 비난을 선택해야겠어. 그럴 필요는 없잖아. 만약 비난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던 거야. 은정이 자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고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 무슨 일을 하든 ‘이미 나는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야 해.

은정이에게는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어. 남들과 다른 경험이 있었다면, 남들과 다른 고난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특별한 능력이야. 그것이 남들과 차별화되고, 더 돋보이는 삶을 만들어 줄 거야. 더욱 ‘나’다운 삶을 살기 바래. 그것이 경쟁력이야. 나는 은정이가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해. 결국 잘 해낼 거야. 나는 여기에 한 점 의심이 없어. 그만큼 은정이는 특별해. 그러니 뭐든지 걱정 없이 했으면 좋겠어. 성공하는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거야. 그냥 바보처럼 믿고 하자.

골프전문 멘탈코치 이종철프로 ‘이종철프로의 골프심리학’ 블로그 가입

이종철 프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한국체대 졸업. 前)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때 심리적인 문제로 골프와 삶을 어려워했으나 이는 골프 심리에 관한 남다른 관심을 갖도록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강연을 다니고 있다. 현재는 멘탈 코치로 활동하며, 일반 골퍼를 위한 주말레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종철 프로  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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