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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48회] 부실한 치아 때문에

기사승인 2023.01.27  09: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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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의 떡’이 된 명절 음식

[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누가 몇 살이냐고 물으면 계란은 세 판 째고 마음은 언제나 마흔아홉이라고 큰소리쳤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몸이 부실해져 약 봉투가 늘어납니다. 딱딱한 음식보다 부드러운 음식을 찾게 되고 떡국 한 그릇 먹고 나서 또 이약 저 약 챙기게 됩니다.

코로나19 재난을 겪으면서 건강에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살면서 때론 의사 말을 잘 들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너무 병원에만 의지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게을리 했던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주의 분 들은 작은 체구에 아플 때나 있겠냐며 늙지도 않는다고들 합니다.

신체의 오복중 하나가 치아라고 하는데 그 소중한 치아가 망가져갑니다. 20년 전에 의사 말대로라면 잇몸이 약해서 임플란트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 뽑고 차라리 틀니가 어떠냐고 권했습니다. 그 당시도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치료를 받다 말고 중단했습니다. 자연 치아가 하나라도 있을 때 음식 씹어 먹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였습니다. 나름대로 여러 가지로 신경 쓰면서 잘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하기야 친정어머님은 오십 때부터 틀니로 살았습니다. 뺐다 끼었다 반복하면서 많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때론 잊어버리고. 그냥 외출할 때도 많았습니다. 틀니도 관리를 잘 해야 오래간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그 틀니로 95세까지 사시다가 결국 치매로 돌아가셨습니다.

부실하지만 올여름까지도 열무김치에 고추장 넣고 쓱쓱 비벼 먹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맛있는 열무김치도 "그림에 떡"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여덟 개나 뽑아서 치료중입니다. 매일 죽으로 끼니를 잇곤 합니다. 이제 설 연휴 끝났으니 치과 갈 생각에 걱정입니다. 더 이상 버텨낼 방법이 없습니다. 치과를 내 집처럼 드나들게 됐습니다.

그동안 병원 가기를 너무 싫어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신경 써야겠습니다. 매년 받는 건강검진도 잊지 말아야겠고 치아도 아프지 않게 치료 잘 받아서 틀니도 좋으니 씹는데 지장 없도록 소망하면서 비록 팔십을 바라보지만, 아직도 마음은 청춘을 고집합니다.

내 몸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명절 음식도 치아가 좋아야 그 맛을 알 터인데 치아관리를 제대로 못해 '그림의 떡' 이란 표현이 가장 어울리게 됐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명언을 꼭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 ‘달빛에 누워’를 출간했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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