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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115회] 믿어볼까? 말아?

기사승인 2023.02.09  08: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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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순간의 선택에 자신감을 주자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아니더라고”

사람을 만나면서 내 나름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한다. 첫인상이 편안하구 좋으면 마음도 열게 되고 만남을 이어간다. 처음 만난 그 순간의 느낌이 중요하다. 허나 그 첫만남에 모순이 있다. 준비된 만남에선 한껏 자신의 감정을 자제한 채 상대를 탐색한다.

예전 맛 선 자리 나서면서 안경도 안 쓰고 조신한 양 즐겨 입던 청바지와 티셔츠가 아닌 정장을 차려 입고 시선도 내리깔며 상대를 살폈다. 잠깐의 시간도 아까웠던 터라 에프터도 안 되겠다 싶어 여지없이 돌아섰다.

그런데 소개해 준 사람의 성화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두 번째 하는 데이트 장소가 남산전망대였다. 익히 알던 곳이고 그날도 안경을 벗고 갔으니 시야는 흐리고 보이는 것이라곤 발 아래 백 병원뿐. 그때 이 남자, 슬그머니 안경을 내밀며 써보라 한다. 쓰고 보니 시력이 비슷하였던지 광명의 공간이 펼쳐졌다.

연신 감탄사를 날리며 멀리 보이는 건물을 이름하고 있었다. ‘안경 안 쓰시나요?’ 묻는 말에 ‘사실은 선 자리에 안경 쓰면 여자점수 깍 인다고 엄마가 그냥 나가라 해서요’ 답하니 웃는다. 근시가 있어 먼 거리가 잘 안 보인 터라 그 남자의 센스감각이 그때 보였다.

그랬듯이 서로 잘 보이고자 선의의 거짓말도 하며 위상을 높이려 하는 게 첫만남이고 첫눈에 반한 사람은 꽁깍지가 씌웠다 하여 조심하라고 재차 경고한다.

첫인상을 믿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생각해보니 반반이다. 여지를 남겨 둠이다. 첫인상과 실제 성격의 차이를 알고자 마음이 움직이면 더 만나볼 수 있고, 그 만남이 잘 되였구나 싶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첫 만남엔 표정을 숨기고 화장과 조명으로 미화할 수 있다. 천사 같은 미소와 다소곳한 사람에게서 악의를 찾을 수 없고 그러다 발등 찍히는 순간, 아차 이게 아니구나 후회한다.

어찌 되었건 사람은 만나봐야 알고 부딪쳐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첫인상은 웃는 얼굴에 밝고 부드러운 표정, 약속도 잘 지키고 깔끔한 옷차림으로 잘 가꾼 피부 톤도 맑아야 좋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여기에 유머감각까지 살려주면 금상첨화. 한 순간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시기가 온다. 타고난다기보다 청년기 이후에 얼굴은 성격과 표정에 따라 달라진다. 불혹의 나이엔 훈장처럼 얼굴에 몸에 나타난다. 노력하면 첫인상도 달라질 수 있다.

오늘도 거울 속의 나는 얼굴에 팩 한 장 붙이고 웃고 있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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