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에 작물을 가꾸고 마음엔 시심을 심어왔던 농업문학의 버팀목
![]() |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청우 신용찬(85) 시인이 지난 15일 타계했다. 17일 창녕문인협회 장(장례위원장:창녕문인협회장, 윤순철)으로 영결식을 거행했다. 남지읍 마산리 선영에 모셔졌다.
신용찬 시인은 1938년 창녕군 남지읍 마산리 775번지(홍포마을)에서 태어나 1974년 12월 창녕문학 창간호에서부터 작품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왔다.
창녕문학회 창립회원으로 시작해 창녕문인협회장과 경남문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고 ‘창녕군지’, ‘남지읍지’ 편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1996년 문학세계에서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늦깎이 문인으로 등단했고 창녕문인협회 고문으로 활동했다.
‘멍에와 코뚜레가 싫어서/아침 이슬 푸른 풀밭이 좋아서/외로이 광야에 산다('청우' 1연)’ 그는 이제 푸른소가 되어 광야로 떠났다.
그의 생애는 남지 토박이로 남지고등학교를 졸업 후 농사를 지으며 ‘농부시인’으로 산 한평생이었다. 농촌의 일상이나 농부로서의 삶이 시의 좋은 소재가 되면서 농토에서는 농작물을 가꾸고 마음엔 시심을 심어 키웠던 천상 농부시인이었다. 이런 현상은 두 권의 시집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농부가 시집을 낸다. 어쩐지 요즈음 사회에 맞지 않는 것 같다’
1989년에 펴낸 첫 시집 ‘청우(靑牛) 변(辯)’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스스로를 '농부시인'으로 자처하며 ‘청우(靑牛)’라는 시집을 펴내고 고향에서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온 농부생활로 농업현실의 아픔을 인생과 문학으로 잘 버무려 왔다. 직접 농사를 지으며 농촌을 지켜온 실천적인 농업문학의 버팀목이 됐다
창녕문인협회가 '창녕의 농부시인'으로 알려진 신용찬 원로시인의 작품을 모아 지난해 초 청우(靑牛)문집을 펴냈다. 이 문학전집에는 그의 첫 시집 ‘청우’와 2001년의 두 번째 시집 ‘풀밭을 매면서’, 발표하지 않은 시와 산문을 담았다. 또 창녕문인협회 회원들과 신용찬 시인과의 인연과 관계를 추억하며 쓴 시와 산문, 대담과 그의 시를 분석한 발문과 해설 등을 함께 실었다.
생전에 신용찬 시인은 창녕문인협회 창립에 관여했고 올해 47호를 펴낸 1974년도부터 창녕문학 창간에 앞장선 선배 문인으로서 첫 호부터 시를 발표해 왔으니 그의 문학인생이 50여년에 이른다.
농촌의 일상이나 농부로서의 삶이 시의 좋은 소재가 됐고 삶의 현장에서 시인이 경험했거나 바라는 일들을 시로 승화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두 권의 시집 곳곳에 농촌의 일상이 살아 있고, 많은 시 속에 농부로 사는 것의 애환을 구구절절 녹여냈으며 남다른 고향과 후배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신용찬 시인은 고향인 창녕과 선후배 문인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빼놓을 수 없다. 직업인으로서의 농부를 차치하고도 고향으로서의 창녕과 창녕 출신 문인들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이 시인을 떠받치고 있는 중심축이다.
2013년 후배 문인들에게 원고료를 지급하라고 창녕문인협회에 1억원의 창작기금을 쾌척했다. 창녕문인협회 회원들은 그것으로 우포청소년문학상을 제정해 선배의 고마움을 표시하며 10여 년째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