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는 숫자일 뿐
[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겨울산의 운치는 나무의 빈 가지가 촘촘하게 얽혀 만들어내는 풍경에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눈 내린 산행을 하고 싶은 건지 자꾸만 빈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상상하면서 걷고 있으려니 왠지 마음이 푸근해진다.
겨울 산행의 묘미는 산정상에 오르면 코끝을 찡하게 하는 바람과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에 통쾌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마음에 쌓인 굳은 생활의 더께를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훑어내는 칼바람을 맞고 싶을때처럼, 그 칼바람이 얼마나 쎈지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오늘은 특별한 산행이다.
한국여성산악회 회원이며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 자이신 송귀화(74세) 선배님의 남극 최고봉 빈슨메시프(4,892m)원정 발대식으로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산행이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제주, 경주, 대전, 천안에서 기쁜 마음으로 원정 산행을 응원하며 잘 다녀오시라고 후원금도 전달하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처럼 흔히 백년 인생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송귀화 선배님을 뵈면 늘 우리와 동등한 평범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응원해본다.
하산 길 낙엽 쌓인 길을 걸으려니 포근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경사가 완만하지 않아 위험 구간이기에 바윗길도 안전하게 내려가야 한다.
원통사에서 하산 길을 잘못 들어 막바지 가을을 아쉬워하는 단풍들과 한 고비 절정을 넘기고 나니 그제서야 겨울나무의 앙상함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낙엽이 쌓인 산길에서 낙엽 밟히는 소리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조용한 시간의 연속이었을 텐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헛웃음이 나온다.
산정상은 속세와 떨어진 세상과도 같다.
눈 아래 보이는 우이암의 모습을 보며 힘들여 산을 오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맘껏 즐겨본다.
눈 덮인 순백의 장관을 기대하면서 다음 산행 기대해 본다.
산행코스
동봉산역-보문능선-우이암-원통사-우이동하산(대략3시간 30분)
신라시대에 지어졌다는 원통사는 절대의 진리는 모든 것에 두루 통한다는 뜻이라고한다)
선인봉/신선이 도를 닦는 바위
만장봉/높디높은 산봉우리
자운/높은 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려있다는 의미의 도봉산의 삼봉우리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