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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155회] 그곳에 가면

기사승인 2023.12.07  09: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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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를 이겨 낼 비방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9층으로 바로 올라 와.”

여탕과 남탕으로 갈라지는 층에서 다급하게 외친다. 성별이 다르니 함께 할 수 없어 황급히 돌아서며 알려준다. 손에는 열쇠 하나 들고 구멍 숭숭 한 목욕가방 들고 아이들 손잡고 바쁘다. 신발 챙겨 들랴 가방에 아이들까지 정신없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나섰다. 대형시설에 이 구석 저 구석이 궁금하다. 처음의 찜질 방 의미가 무색하게 온갖 놀이시설이 가득하다. 그저 길다란 매트 하나 주던 것이 이젠 평상이며 발리 스트리트라 하여 원주민 초막에 야자수 잎으로 늘어지게 정글 숲길도 이색풍경을 만들어 놨다.

구석구석 이름 지어 쉴 공간이 있고 어린이 놀이터도 키즈 카페 수준이다. 통로를 찾아 다니다 보니 미디어아트로 파도 풀도 있어 벽면은 바다요 바닥엔 파도가 밀려와 그 위에 서핑도 탄다. 막다른 구석에 코인노래방과 사진 네 컷이 있다.

이왕 온 거 현금은 없어도 열쇠고리 내미니 기계에서 자동으로 현금이 나온다. 플라스틱 안경과 화려한 머리띠 장착하고 사진 네 컷 속에 포즈를 취해본다. 손가락 하트부터 시작하여 양 볼에 손가락 오므려 귀염 하트 만들고 이번엔 아예 큰 원으로 하트를 날린다.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외부 음식 반입금지 인만큼 커피, 미숫가루, 식혜로부터 시작하여 과자에 떡볶이, 통닭, 간식거리, 또 미역국에 제육볶음이며 식사까지 다양하다. 이곳엔 통닭이 일미라니 먹어봐야겠다.

한켠엔 찜질방답게 57.5도의 소금 방을 시작으로 각 방마다 특색과 온도표시가 되어있는 문이 있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맨 끝에 당도해보니 5분의 기적이란다. 온 몸의 땀을 오 분 안에 쏟아내 준단다. 경이로운 곳이로다.

홀에는 TV보며 쉬는 사람. 도란도란 이야기 속에 빠진 연인들. 동네 아줌마들이 한가롭게 누워 즐기는 여유가 보인다. 아이들은 정글 속에서 오르내리며 저들만의 공간에서 만족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더 찾아 든다는 찜질 방. 월요일 오후이건만 사람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땀을 빼고 휴식을 취하고 나니 피부도 뽀송뽀송 반질반질하니 몸이 가볍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번은 심신을 쉬어주어야 에너지도 생긴다니 다음을 기약한다.

추위를 이겨낼 비방이 그곳에 있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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