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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의 묵향에 기대어선 하루 11회] 뇌물

기사승인 2024.06.23  0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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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관리를 위한 정중하고도 따끔한 거부

▲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김효진 작가] 1999년 부도난 K자동차를 인수한 회사는 곧바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인력 충원에 들어갔다. 대규모 충원이 아닌 소규모 충원 공고였지만 때마침 IMF 직후인지라 엄청난 원서가 접수되었다.

그리하여 신체 조건이 부족한 사람은 모두 거르자는 차원에서 회사가 스스로 찾아간 곳이 광명시에 있는 H 병원이었다. 그곳은 종래 K자동차가 기존에 거래해 오던 병원이었다.

회사에서 스스로 찾아와 신입사원 신체검사를 의뢰하니 병원으로서는 굴러들어 온 떡이었다. 과할 정도로 반갑게 맞이하는 그들에게 전과는 다른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신체 부위 장애나 요추 염좌 또는 문신, 자상, 수술 흔적 등 제법 까다로운 내용을 꼭 적시하여 넘겨달라는 요구였다. 모집 인원의 10배가 넘는 규모의 검사를 진행하다 보니 제법 큰일이 되어 버렸다.

분주하지만 무사히 충원 작업이 끝난 뒤에 갑자기 병원 측에서 회사를 찾아와 담당자인 임 모 대리에게 봉투를 주고 돌아갔다. 회식이라도 하라며 현금을 두 뭉치나 주고 간 것이다.

마침 다음 날 광명 소하리 본 공장에 출장계획이 있던 터라 담당 대리를 대동하고 병원 근처 카페로 관계자를 불러냈다. 뜨악한 표정으로 다가오기에 탁자 위로 예의 봉투를 던지면서 말했다.

''당신들 지금까지 어떻게 해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따위 몇 푼돈으로 내 직원을 시험하는 것은 용서 못해''라고 일갈하니, 더욱 요령부득한 표정이었다.

''향후 다시 내 주변에서 이따위 짓을 하면 전부 고발할 거니 그리 알라'고 말하니, 그제야 백배 사죄를 하며 정말 사심 없는 감사 표시니 받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거절 하고 일어서 나왔다. 

나오다가 다시 돌아보며 ''당신네 그 순수함은 알겠으나 그게 곧 내 직원을 병들게 하고, 우리 조직을 붕괴시키는 것이니 절대 그런 마음 갖지 말고 순수하게 처리해야 다음 또 인연이 이어 진다.'' 고 하며 돌아왔다.

굳이 담당 대리를 대동했던 건 두 번 다시 이런 사례를 밟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 짧지 않은 직장 생활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는 스스로의 자기 관리이기도 했다.

작가 김효진
시와수상문학 시와 수필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꾸준한 문학 사랑으로 많은 문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저서 사집 ‘새벽 별을 걸고’ 2023년 제1회 정병국 문학상을 수상했다.

김효진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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