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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의 산행 마루 92회] 거칠고 험한 보배산

기사승인 2024.09.02  09: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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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살을 감춘 여름 산의 정취

[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충북 괴산 보배산은 35명 산 만큼 한반도 남쪽 구간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평소 자주 찾는 칠보산을 비롯하여 군자산, 희양산, 대야산, 조령산, 악휘봉, 군자산 등과 함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산이기도 하다.

보배산은 중리 마을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말로만 듣던 주차대란도 심하고, 마음 사람들의 인심 또한 고약 하다고 들었다. 주능선 안부에서 정상까지의 능선이 어찌나 가파르고 사나운지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돌밭을 지나면 바위벽이 나오고, 굴곡이 심한 경사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칠보산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입하여 능선을 걷다 보면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은 정상을 보여주기 위한 힘든 여정 길처럼 안내를 해 준다.

날씨는 왜이리 더운지 산바람도 한 점 없을 정도이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땀 범벅이 되었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나도 구슬땀이 쉼 없이 흐르고 또 흐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망 바위인 고사목을 볼 수 있는 것과, 흙산이면서 원시림 같은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음의 욕심을 버리라고 했던가?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오르면 숨이 턱까지 차 오르지만, 조망 바위에서 올라 온 능선과 멀리 보이는 남군 자산을 만날 수 있으니 숨어 있는 비경들에 감탄하며 위로 받을 수밖에.....

얼마나 많이 올라왔는지 어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오르니 보배산을 볼 수 있었다.
보배산은 쉽게 보여 주는 산이 아니기에 멋진 풍광을 감상하면서 잠시 눈 호사를 누리는 시간이 땀을 잊게 해 준다.

보배산 정상에서 바라 본 칠보산 능선과 괴산의 명산들을 보니,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은 맑아지고 마음 또한 여유롭고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자연의 법칙이란 우리가 곁에서 체험 할 수 있는 완벽함인가 보다. 힘들다고 멈추는 순간, 그 멋진 순간들을 만날 수 없으니 말이다

보배산은 거칠고 가파르다. 오르막 너덜 길의 연속이고 밧줄이 없는 길은 네발로 올라야 한다. 그나마 밧줄이 있는 곳 또한 밧줄에만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오로지 자신을 믿으며 나의 신체와 감각에 의지하면서 하향 길에 내려서야 한다. 그제서야 낡은 등산 리본이 보이니 반갑기가 이를데 없다.

하산길 '도대체 보배산의 정체는 무엇일까?'''를 생각하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려오니, 바로 옆은 낭떠러지길이다. 보배산을 오르지 않고서는 보배산의 정체를 알수 없다는 답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한 일행 중 같이 온 남편의 몸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땀을 주체할 수 없는 걸 보니, 산행의 힘듦보다 무더위에 지쳐 혹시라도 쓰러질까봐 겁이 났다. 우리는 자주 쉬며 충분히 수분 보충을 하며 숨을 고른다.

보배산은 겉으로는 완만하고 높지 않아 부드러울 것 같지만, 그 속살 만큼은 이끼도 많고 거친 너널길도 많아 쉽지 않은 산이다

등산로의 흔적을 찾기 힘든 너널 지대를 걸을 땐,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도 좋지만, 왠지 음산하고 두려움의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야생꽃들이 땅을 향해 수줍은 듯 피어 조금은 안정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 보배산의 정체가 보여 준 의미는 부귀를 누릴지라도 항상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순수함이었다. 그 모습을 만끽한 7,8km의 산행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들머리/중리마을-안부-정상-움막터-떡바위-원점회귀

시인 이병희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

이병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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