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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 詩수다 107회] 가을과 겨울 사이

기사승인 2018.11.26  0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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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빈틈을 위한 겨우살이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울울한 하늘과 나무 사이에서 세월의 흐름을 알게 해 준다.

짧은 가을, 나뭇잎이 다 지기도 전에 눈이 내렸다. 첫 눈이다. 가을을 만끽하기에 아직 이른, 이른 첫눈이다.

길고 긴 겨울 어느 해는 눈이 내리질 않아서 눈을 보려고 일부러 강원도로 간 적도 있었는데, 계절이란 참 알 수 없는 이이러니이다.

눈이 내리니 가을이 순간 사라져 버렸다. 창틈으로 찬바람이 스며들어와 한기를 느끼게 한다. 작은 틈새도 허락하지 않는 바람, 순간 보이지도 않는 그 틈새라는 것이 안과 밖의 온도를 실감하게 한다.

햇빛과 바람과 어둠, 새소리, 천둥소리, 비 소리와 또 세상이 흔들리며 스쳐가는 모든 소리들까지 그 틈새에서 듣고 느낀다.

이제 나도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 하나 보다.

그 보이지 않은 틈새로 바람처럼 스며드는 겨울을 견디기 위해…

빈 틈

작은 바람마저
흐린 빛살마저
고요처럼 드나드는
그 틈

언제든
아무 때든
자유롭게 드나드는
그 빈 틈

이유 없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빈틈인가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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