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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92회] 원치 않는 것들로부터 돌아서는 용기

기사승인 2022.07.11  07: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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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은 멋있게 깨끗하게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소나기 지나간 골목길은 가을날의 쓸쓸한 저녁만큼 고즈넉한 색의 외로움을 선사한다.

우리들은 고독을 두려워하고 이별을 아쉬워하고 낯익은 사람들과의 발걸음 끊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아낌없이 깨끗하게 헤어지는 것이 진실한 삶의 또 다른 방식이다.

사랑이란 존경과 믿음과 아름다움이기에 여기에는 타협이란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만나서 고통스런 사람, 만나서 피로감을 주는 사람, 한 번 만나면 세상의 다른 것까지도 싫어지게 하는 그런 사람들과는 아낌없이 헤어지자.

아무리 지금 내가 선 이 자리가 황량한 벌판처럼 고독하고 쓸쓸한 바람만 불지라도 차라리 혼자인 게 낫다. 그래서 지금은 그렇게도 많은 혼족들이 생겨났는지 모른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혼자라고 하면 갈 곳도 없고 받아주는 곳도 없고, 혼자서는 어디 마땅히 즐길만한 곳도 없었지만 지금은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서도 충분히 즐기며 살 수 있는 장소나 편한 생활제도가 많아졌다.

혼밥, 혼자 즐기는 여행인 혼행, 혼술, 등등 혼자여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혼자 있는 이 생활보다도 더 큰 괴로움을 주는 상대들이라면 차라리 아낌없이 헤어지는 것이 강하고 현명한 자세다. 이 세상에는 정말 두 번 다시 만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좋아서 만난 사이라 하더라도 기대가 또 많았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내던지고 헤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결코 굴욕도 타협도 아닌 문자 그대로 인격의 존중과 믿음이기에 그러한 연착과 상습의 상대와 무슨 속삭임이 필요할 것인가?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렇다.

그런데 요즘은 비위들이 두둑해진 것인지, 감각이 둔화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대가 변하면 사랑도 연애도 그 방식이 변하지만 무모한 사랑 연습을 궂이 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박애주의자나 애정론의 신봉주자 인척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우월감이나 열등감은 자기가 남보다 어떤 일에서 노력을 더 했거나 덜한 까닭으로 우열의 차이가 생겼을 때 갖는 것이지 자기 능격으로 얻어진 것도 아닌 얼굴에 대하여 잘난 체 하거나 못난 체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시 소나기, 비소리가 들린다. 세상과 자연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저 비 소리가 사람의 내면에 깊숙하게 깃든 불신과 욕심까지 씻어주었으면 하는 깊고 푸른 여름 밤, 이제 원치 않는 것들과 깨끗하게 이별을 하고 헤어지고 용기 있게 돌아서자.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 과천문인협회 회원, 시와수상문학 발행인,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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