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최재인의 골프 칼럼] “사장님~ 나이스 샷!”(19)

기사승인 2022.09.21  09:09:56

공유
default_news_ad1

- 화려한 골프 뒤에는 분명한 그늘이 있다!

▲ 배상문의 아이언 샷.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자료사진=KPGA 제공)

[골프타임즈=최재인 칼럼니스트] 모든 스포츠,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근저에는 온갖 고통과 인내를 이겨낸 위대함이 숨겨져 있다. 골프 역시 우리가 보는 프로들의 화려한 기술력 배후에는 우승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감춰져 있다.

기성세대들이 오늘의 번영을 위해 끝없이 노력했듯이 프로골프의 세계 또한 피눈물 나는 고통을 이겨낸 선수의 아주 일부만이 골프로 명예와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골프 선수는 어려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 골프 경기에서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라 자기 나라의 국가가 울려 퍼지고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골프로 이미 한 나라의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하고 대단한데, 세계의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세계무대까지 올라오는 데 얼마나 많은 용기와 끝없이 도전했는지 생각해 보면 누구나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누구든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느낄 수도 없다.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 문턱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시련을 겪어본 프로선수에게는 우승의 감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좋아하던 연인과 이별하면 죽을 듯하나 세월이 흐르고 나면 어느새 잊고 밥만 잘 먹고 살게 마련이다. 이처럼 처음 골프를 시작해 골프의 묘미에 눈을 뜨면 자나 깨나 골프에 열광하고 약속된 라운딩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골프가 웬만큼 잘되면 매사가 그러하듯 골프도 만만해져 스스로 무너지기도 한다.

골프를 하다가 이상하게 잘못된 습관인 ‘입스’로 라운딩을 헤매다가 어느 날 그 습관이 고쳐지면 그것 역시 별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왜 그런 바보 같은 시절을 보냈는지 한심한 자신을 보게 되지만 그 또한 쉽게 잊고 만다.

한번은 유성CC에서 운동하는 날이 마침 ‘박세리배 전국 초등학교 골프대회’를 하는 날과 겹쳤는데, 우리가 쓰는 드라이버의 길이보다 조금 큰 아이가 있어 몇 타나 쳤냐고 물어보았더니 2오버를 쳤다기에 무척 놀라웠고 은근히 부러웠다.

그 어린 골프 지망생 옆에는 전문 프로가 레슨을 위해 함께하고 부모님들도 같이 따라다니던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모 욕심에 아이가 끌려다니는 것인지 궁금했다.

로커에서 옷 갈아입는데 그 아이는 경기하는 와중에도 친구들과 핸드폰으로 게임에 열을 올리기고 장난을 치며 떠들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에서 대회의 중압감도 느끼지 않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합 결과와 미래 프로로 성공하는 것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골프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정신없이 몇 년 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경제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열성 부모의 뒷바라지와 함께 당사자가 피나는 노력을 했더라도 프로로 성공하기는 정말 힘들고 그나마 큰 대회에서 TV에 얼굴이라도 나오려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한동안 세계적인 여성 프로골퍼인 박세리, 장정, 김주연, 김혜림 등은 모두 대전 유성CC 출신이다. 그렇게 유명한 골퍼들 뒤에는 피라미드처럼 수없이 많은 골프 지망생이 줄을 서 있어 매년 전국초등학교 골프대회도 그렇게 성황리에 펼쳐진다고 본다.

비록 골프 분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스포츠와 예술계에서도 같은 현상이기는 하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 골프는 정말 많은 돈과 노력이 들어가므로 화려한 명성에 눈멀어 무작정 따라가면 집 몇 채를 날리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페덱스’컵에서 포인트 상위 30명만 출전한 대회로 총상금이 무려 6000만 달러나 걸려 있었다.

이 소문난 잔치의 주인공은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29, 세계 4위)였고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1타 차로 따돌린 캔틀레이는 우승 보너스 상금으로 15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또 한 명 돈방석(?)에 오른 골퍼는 캔틀레이의 캐디로 나섰던 맷 미니스터(47)인데 캐디 몫을 상금의 10%로 계산해도 150만 달러를 수령한 것으로 추측된다.

어릴 적 골프선수였던 미니스터는 프로 골퍼로 성공하지 못했으나 대신 일찌감치 프로선수들의 캐디백을 메는 캐디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는 배상문(36)의 캐디로 일했으며 두 차례 PGA투어 우승자의 캐디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화려한 명예와 상금을 받는 선수 뒤에는 프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비행깃값이 없어 버스나 스스로 운전하며 이동하는 선수들도 많고 캐디에게 줄 돈이 없어 부모나 형제가 캐디 백을 메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 프로골퍼 1명이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 드는 비용은 보통 5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든다. 후원사가 없는 경우 직접 장비를 구매하고 운전까지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많아 무척 힘이 드는데, 그래도 상위 30명 정도에 들 수 있다면 투어 상금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골프를 잘 쳐 그것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다면 대단하고 TV에 얼굴이라도 비친다면 아주 훌륭하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고 이어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이미 골퍼로서 부와 명성을 얻은 것이고, 더구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면 골퍼로서 이미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이라고 본다. 계속>

최재인 건축사

최재인 칼럼니스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