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최재인의 골프 칼럼] “사장님~나이스 샷!”(39)

기사승인 2023.02.08  12:53:23

공유
default_news_ad1

[골프타임즈=최재인 칼럼니스트] 인생에서 숫자는 정말 중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나이, 등수, 순서, 속도, 심지어 각종 건강 데이터 등 숫자까지 민감해야 한다.

수익률과 성장률 같은 숫자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나이와 골프 스코어는 숫자가 적을수록 좋다. 나이는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1년에 한 살씩 늘어나지만, 골프 스코어는 공을 못 치면 순식간에 몇 개씩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머리에서 김이 팍팍 난다.

골프 핸디 또한 숫자가 적어질수록 좋은데, 기준타수 72개보다 10개 이하가 되어 두 자리 숫자가 아닌 것을 싱글이라 한다. 싱글도 81, 80개보다 이왕이면 70대 싱글을 더 선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주말 골퍼는 주말에도 별다른 일이 없어야 겨우 라운드할 수 있다. 그런데 주말에는 관혼상제 관련된 일이 많아 유난히 바쁘다 보니 한 달에 2~3번 라운드하기도 쉽지 않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옷 가방을 싸서 골프장으로 떠나려면 평소에 집안일도 잘해야 하고, 집사람에게도 충성(?)해야 맘 편하게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집사람도 골프를 좋아한다면 서로 같이 라운드하거나 혼자 가더라도 많이 이해해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골프를 모른다면 아무래도 눈치가 많이 보일 것이다.

동반자 4명의 골프 스코어 기록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우리와 달리 외국에서는 각자 자신의 스코어를 적기 때문에 그들은 결과에 크게 부담이 없지만 우리는 무척 민감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첫 홀에서 몸이 덜 풀렸다는 이유로 동반자가 모두 파를 한 것으로 기록하면 조금은 덜 민망하니까 한 사람이 파를 한 것을 기준 삼아 ‘일파만파’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파를 한 사람이 없을 경우는 대한민국 어디에서 첫 홀에 누군가 파를 했을 테니 ‘무파만파’라고 하면서 동반자 모두 파를 한 것으로 기록한다.

첫 홀에 어렵게 파를 했는데 동반자들은 보기, 더블파, 트리플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파만파’를 하자고 하면 좀 억울한 면도 있다.

그렇지만 두 번째 홀에서는 반대로 첫 홀에 파를 한 사람이 트리플이 되고 나머지가 모두 파를 할 경우 그대로 기록하면 이것은 더 억울하다.

이럴 때 첫 홀에서 트리플을 한 동반자가 미안해 두 번째 홀까지 모두 파를 한 것으로 하자고 제안하면 동반자 모두 스코어가 좋아지니까 대부분 다 좋다고 한다.

또한 ‘쿼트러플 보기’를 하면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가 좀 심한 듯해 착한 캐디가 알아서 트리플로 적어 주기도 하는데, 당사자가 애써 ‘쿼트러플 보기’로 적으라고 말하기 또한 쉽지 않다.

심지어 마지막 홀도 막판이니 기분 좋게 동반자 모두 파를 한 것으로 기록하는 때도 있다. 이러면 누구 하나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 보니 정확해야 할 스코어는 고무줄처럼 늘고 줄어 엉망이 되고 만다.

물론 내기를 하거나 처음부터 정확하게 기록하기로 정하고 라운드를 시작했다면 몰라도 첫 홀부터 ‘일파만파’ 하다 보면 기록된 스코어는 실제보다 서너 타 줄여 완성되고, 대부분 골퍼는 그런 스코어를 본인의 실력으로 믿고 싶어 한다.

세상의 어떤 일이든 정성을 다하고 끝없이 노력하면 실력이 향상된다. 골프 스코어 역시 노력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100타를 치는 사람이 홀마다 1타씩 줄 일 수 있다면 80대 초반이 될 수 있다.

실력이 늘어 한 홀에 어쩌다 1타를 줄이기는 쉽지만 전 홀을 모두 잘 쳐 18타를 줄인다는 것은 그림 같은 이야기다.

골프 스코어를 줄이는 것은 고사하고 까딱하면 홀마다 1타씩 늘어나기 쉽고, 조금만 방심하면 더블파가 되고 심지어 트리플, 쿼트러플이 되기도 한다.

스코어에 트리플이나 쿼트러플이 있으면 80대 스코어는 이미 물 건너가서 쉽게 90대 스코어가 되며, 더블파 몇 개를 더하면 100타를 넘기는 것은 순간이 된다.

그러니까 전 홀 보기를 해서 90개의 스코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잘 친 파의 개수와 아주 훌륭한 버디가 있어야 90개의 스코어를 낮춰 준다. 그러므로 더블이나 트리플은 절대 하지 말아야 80대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 80대 초반 실력의 골퍼는 18홀 동안 트리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더블파도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 파를 하거나 못해도 보기는 기본으로 하기에 80대 초반이 가능하다고 본다.

골프 구력이 20~30년 되는 경우 대부분 핸디가 10개 전후가 되어 80대 초반의 실력이 되고, 가끔 핸디가 10개 미만인 싱글 스코어를 하기도 한다.

기준 스코어 72타가 되면 전 홀을 파나 보기를 했어도 버디로 만회해 기준타 72타인 이븐파가 되는데, 이 또한 훌륭한 스코어가 되기에 기념으로 트로피를 만들어 축하해 주기도 한다.

우리가 PGA(미국프로골프) 경기를 보면 프로선수는 이글과 버디를 목표로 하다가 파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는 프로나 가능한 일이다. 아마추어가 가능한 경우는 골프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거나 아니면 골프 구력이 적어도 최소 20년 이상이 된다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골프를 정말 좋아해 자나 깨나 골프 생각만 하고 틈만 나면 골프 실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장도 다니며 전문 프로에게 교습도 받는다면 분명 실력향상이 가능할 것 같다.

아마추어 대부분은 싱글을 부러워하지만, 싱글이 되기 위한 효율적인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잘 치기를 바라면 이것은 욕심이 아닌가 싶다. <계속>

최재인 건축사

최재인 칼럼니스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