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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58회] 봄의 소리를 들으며

기사승인 2023.03.19  09: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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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포근한 바람의 유혹에 봄의 향기를 느끼며 삶의 미소를 배우기 위하여 많은 이들이 산을 찾는다. 우리는 산을 오를 때면 지름길로 빨리 오르기를 원하지만 너무 급하게 가면 금방 지치고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게도 된다. 그리고 주변에서 반겨주는 자연의 숨소리와 꽃향기에 실려 오는 부드러운 대화를 들을 수 없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없다. 그러기에 정상에 빨리 오르려 애쓰기보다는 천천히 더 많은 풍경을 만나면서 걸어가는 것이 인생살이나 등산에 똑같이 적용되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 애완견을 기르고 있다. 그래서 그들과 산을 오르면서도 강아지와 함께 가며 천천히 가자, 어서와~등등 대화를 하며 즐겁게 걷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뿐만 아니라 힘들다고 거부할 때는 큰소리도 야단도 치며 다시 따라오게 한다. 그리고 말을 잘 듣는다고 칭찬해주니 강아지가 기뻐하며 주인보다 더 열심히 압장 서는 모습에 뒷 따라 오르던 나도 공연히 흥겨워진다. 이렇듯 칭찬하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모습이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 애완견도 주인에게 사랑받는 비결 중 하나는 무슨 말이든 빨리 잘 듣고 실천하는 것에 있다는 것도 잘 아는둣 하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의 이야기를 흘려듣거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강아지들은 무슨 이야기든 주인 앞에 앉아 다소곳이 들으며 고맙다는 표시인지 알았다는 표시인지 꼬리까지 흔들며 보답한다. 그리고 주인이 가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다니며 마음을 달래주며 사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잘 듣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신뢰한다는 것을 강아지가 우리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세상을 허둥지둥 살아가면서 무심히 던진 말 한마디에 두터운 오해의 벽이 생긴다. 그리고 힘들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서로 얼굴도 제대로 안보고 눈 마주치고 대화하는 시간도 갖지 못 할 때가 많다. 강아지가 주인만 보면 가까이 다가와서 반갑게 흔드는 꼬리를 생각하며 우리들의 거칠어진 마음을 다스리며 봄의 소리에 잃어버린 삶의 리듬을 되찾았으면 한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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