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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하의 시詩시時 때때로 28회] 간절기 바람

기사승인 2024.02.28  09: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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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한 벗에게 어느 날의 안부

▲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지소하 시인] 어찌 지내시는가?
나는 수치 높은 염증이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통에 며칠 몹시 불편하게 지냈다네. 이제사 살만해져 부기도 가라앉히고 답답증도 떼버릴 겸 계양산 주변을 걷고 있네.

귀에 걸린 음악에 빠져 걷다가 앙상한 나무를 보았네.
까마득히 먼물을 마중하기 위한 장미의 몸부림을 보니, 떠오르는 이름자 있어 무심한 벗에게 안부를 묻는다네.

삼동(三冬)을 지날 때도 추운 걸 제대로 느끼지 않았었는데 시샘은 참 위대하기도 하지. 기어코 춥다는 소리를 하게 만드는 이 계절 끝에는, 사람들의 걸음과 입방아에 오르내릴 봄이 숨어 있겠지.

봄은 언제나 늦게 오는 것 같아 나는 늘 그랬던 것처럼 진달래 피는 사월에나 봄이 왔다 말할 것이고, 그 때까지는 지금의 계절을 걷고 있을 거라네.

주변의 상황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숨넘어가지 않는 이상 모스부호의 점이라도 찍어주면 잘 있구나 생각 하겠네. 우리 서로 작은 여유라도 찾으며 그렇게 천천히 가기로 하세.

간절기

비가 내려
봄인가 했다

바람이 자릴 열기에
꽃샘이 오려나 했다

장항아리 정화수 위로
휘휘 불다 내리는
싸락눈

하늘 끄트머리
들고 나는
간절한 바람이 분다

시인 지소하
디지털 크리에이터, 삽화가, 캘리그라퍼. 출판·편집 디자인팀 ‘하솔’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문학 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시집으로 ‘우연처럼 뜬금없이’ 동인지 '세모시' 등이 있다.

지소하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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