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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 심리학] 골프는 스스로 그러하게 ‘부모여, 이제는 방목하라’

기사승인 2017.06.08  1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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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의 연속인 골프, 부모가 결정해서야 아이 골프실력이 늘까?

▲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개막에 앞서 경남지역 골프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프로선수들이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는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스스로 시도해보고 반복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스스로 그러하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잘못됨을 깨달아...‘기회ㆍ판단ㆍ결정’ 존중해야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골프는 특성상 개인차량이 필수이다. 골프장이 대부분 외지에 있고 무거운 백을 운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도 불가하다. 이러한 이유로 주니어 골퍼들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부모의 호위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대학생, 프로선수가 되어서도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부모 중 한 명이 기사 노릇, 매니저 노릇, 짐꾼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차를 끌고 다니지 않는 이상 부모의 희생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부모자식이 시종일관 함께 다니면서 야기되는 문제들이 있다. 연습이 많아야 실력이 늘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진 부모들은 자식들을 훈련으로 혹사시키기도 하고 성적을 못 낸다고 욕을 해대기도 한다. 심지어는 손을 대는 부모들도 있다. 아무리 무지한 사람들이라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이러한 자식교육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해치고 주체성, 자립심, 결단력, 판단력 등 온갖 자주적 성격의 정신적 요소들을 박탈시킨다. 또한 시합 스케줄, 연습 스케줄, 라운드 계획을 부모가 관리하고 심지어는 부모가 스윙코칭을 자처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해보라. 골프경기는 수많은 판단과 결단을 요구한다. 선택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오로지 선수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캐디가 있긴 하지만 그저 참고일 뿐이다. 결정은 오로지 본인 자신의 몫이다. 판단 착오는 곧 실수로 연결되고 스코어 상실로 이어지게 된다. 골프 경기의 승패는 정확한 판단과 선택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대목이다.

주니어 골퍼에게 과연 이것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과연 이러한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필자는 여기에 특별한 방법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시도해보고 반복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그러하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한다. 그런 후 그에 대한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조정하고 실행하고 다시 판단의 과정을 거치도록, 모든 것을 알아서 하도록 기회를 주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선수는 성장하게 된다.

‘스스로 그러하게’라는 말은 아무런 간섭 없이 본인 스스로 느끼고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타인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넘치면 줄이고 부족하면 채우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가 경험을 토대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자식 교육의 최고는 방목이라 하지 않았는가? 물론 안전이 보장된 울타리 안에서의 방목이겠지만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교육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드는 참 교육이 아닌가 한다.

골프 경기 안에서의 자주적 판단뿐만 아니라 연습량, 연습시간, 연습방법, 라운드 계획, 시합계획 등 경기 외적인 훈련계획에서도 선수 본인 스스로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공부는 쓸모없는 공부가 되기 쉽듯이 골프 연습 역시 스스로 원해야 참다운 연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정말 필요한 만큼의 연습량과 질적인 연습이 가능해진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두 학생이 나란히 입학했다. 연수는 국가대표, 재희는 국가상비군, 둘 다 아마추어 엘리트 선수였고 그야말로 한 끗 차이였다. 그러나 그 한 끗 차이에는 간과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연수는 ‘스스로 그러하게’ 성장했던 학생이었고 재희는 교육이라는 명분하에 많은 부분에서 부모의 간섭을 받은 그러한 학생이었다.

부모님과의 상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재희 아버지는 재희 스윙의 관해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었다. 백스윙 괘도, 탑의 모양 등등 재희가 하고 있는 동작에 대해서 상세히 알고 있었으며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연습시키고 있다고까지 했다. 또한 연습시간과 연습양도 얼마큼 하라고 일러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간섭 정도가 상당한 수준임을 직감하였다. 이에 반해 연수는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은 ‘연수는 연수 지가 다 알아서 해요.’ 그 뿐이었다.

이 둘 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턴을 하였는데 차이가 극명하게 들어났다. 스스로 그러하게 성장한 연수는 문제없이 프로에 입문하였고 1부 투어까지 진출하여 우승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재희는 프로 입문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것이 과연 우연과 노력의 결과, 그 뿐이었을까? 혹자는 ‘선수 맘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운동을 하겠느냐?’하고 반문을 한다. 만약 선수 맘대로 하게 둬서 안 한다면 그것은 그 아이의 인생이다. 골프 재미가 있으면 알아서 찾아할 것이고, 재미가 없으면 흥미를 느끼는 또 다른 일을 찾아갈 것이다. 도대체 재미없는 일을 왜 시키려드는가 말이다. 부모 자신의 욕심이 아닌가 묻고 싶다.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의상협찬 : 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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