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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의 연예코치] 연예인의 뒷모습을 더욱 사랑하자

기사승인 2017.09.15  00: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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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이 승화돼야 창의적이고 힘 넘치는 작품 활동 매진할 수 있어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우리의 인식구조가 이상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중 ‘햄릿’의 독백 “To be, or not to be”에 대해 ‘죽느냐 사느냐’로 해석한다. 어순대로 해석 한다면 “사느냐 죽느냐”이어야 한다. “새가 지저귄다”가 아니라 “새가 운다”고 표현한다. “배고프다”가 아니라 “배고파 죽겠다”이고 “피곤하다”가 아니라 “피곤해 죽겠다”라는 표현을 한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 사고는 행동을 하게하는 원동력이다. 따라서 부정적 언어는 그의 인격을 가늠하게 하는 행동을 야기한다.

이렇게 부정적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민족이 한(恨)을 품고 살아 온 정서에 연유하는가? 이런 점에서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융(Carl, G. Jung)의 집단무의식은 유효하겠다. 융은 프로이트(Freud)의 무의식을 발전시켜 ‘집단 무의식’으로 전개하였다. 집단무의식은 저 옛날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온 온 지식과 감정, 문화의 집적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지속되는 동일한 무의식인 집단 무의식을 ‘원형’(原型)이라고도 한다.

원형이란 각 개인의 심리에 내재해 있는 역사적이고 집합적인 기억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형은 우리의 심리 본성을 규정짓는 초인격적 심리 구조이다. 즉, 우리 개인은 이 원형을 거부하거나 변화시킬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해서 집단무의식은 민족성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일본인의 잔인성과 도발적 의식은 집단적 무의식의 발로이다.

연예인도 사람이다. 슬플 때 슬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예인의 무의식세계에 자리 잡고 있는 집단적 무의식, 즉 기질은 그 슬픔을 억눌러 자신을 숨겨야 하며 즐거운 모습만을 대중에게 보여 주어야 하는 슬픈 피에로(Pierrot)이다. 피에로는 우리나라 말로 ‘어릿광대’이다. 무대에서 관중들을 웃기는 익살꾼이다. 그런 그가 슬퍼도 어릿광대의 복장으로 슬픈 얼굴을 진한 분장으로 가리고 웃는다.

얼마 전 배우 송선미의 남편 고모(45)씨의 사망 소식이 들렸다. 슬픈 일이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의연해야 한다. 대중에게 반듯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슬퍼해라. 그리고 그들을 보듬어 주자. 비애(悲哀)라는 단어의 비(悲)라는 단어를 파자해 보자. ‘아니다’라는 의미의 ‘비’(非)와 ‘마음’의 의미인 심(心)이 결합되어 있는 글자이다. 이는 마음(心)이 기쁘지 않다(非)는 말이다. 즉, 슬프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비통(悲痛)한 일에 목 놓아 울 수 있도록 그들을 감싸 안아주자. 우리 민족의 집단적 무의식은 한으로 서려 있지 아니한가. 우리의 집단무의식은 어울려 즐거워하고 슬퍼해주는 것이지 아니한가.

연예인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슬픔을 이해하자. 그들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비통하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연예인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감추어야 한다. 그 감정마저도 잘못 들어나면 악성댓글로 마음을 더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슬픈 순간에도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해야 한다. 융의 페르조나(Persona)는 외부세계와 ‘협상하는’ 의식의 일부분이다. Persona는 ‘가면’의 뜻을 지닌 라틴어이다. 페르조나는 사회적 상호작용할 때 쓰는 가면이다. 슬픈 피에로는 화려함으로 치장하였지만, 그래서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가면 뒤의 진짜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페르조나 사용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른 가면을 사용한다. 즉, 그 상황에서 자신에게 우월한 페르조나를 사용함으로서 자신을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사회적 교환(social exchange)으로서 페르조나는 그 사람을 규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연예인에게 딱 한가지의 틀로 규정하여 그 속에 가두어 두려고 한다. 즉, 속된 말로 ‘딴따라’ 이다. 이제는 그들의 창작을 죽이는 획일화된 틀을 요구하지 말자. 그네들의 슬픔이 승화되어 보다 창의적이고 힘 넘치는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그네들을 격려하자. 문화가 없는 나라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문화야 말로 고부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브르박물관의 경우, 한해 관람객은 750만 명이며 이 중 65%가 외국인이다. 이 박물관이 한해 입장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우리나라의 삼성그룹이 한해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더 많다고 한다.

아름다운 마음이 상대를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그들의 매혹이 세상의 큰 울림이 되어 우리를 감동시키도록 그들의 재능을 지지하자.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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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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