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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86회] ‘여행가는 달’에 다녀온 ‘살아보소, 밀양’

기사승인 2022.06.16  09: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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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가 살아 있어 오늘을 알아 간다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색다른 여행이었다.

준비부터 경남 한 달 살기 프로젯트에 응모하고 34살까지 가점까지 주는 난제에도 통과하여 사 일간의 밀양체험을 특명 받았다. 밀양을 공부하고 먹을 것, 잘 곳, 교통편을 세밀히 살피고 볼 것들을 계획 세웠다. 얼마나 보고 지도 위가 까맣게 살피느라 처음 가는 밀양이건만 벌써 살아본 느낌이다.

우선 초행길이니 많이 알려진 유적지와 문화재를 살피고 밀양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기차로 달려 밀양 역에 도착하니 아라리 아라리요 밀양아리랑이 먼저 반긴다. 흥과 한이 어우러져 애타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외침이 메아리 친다.

잠깐 영남루를 둘러보고 밀양 교동 손씨 고택에 짐을 풀었다. 종갓집의 사랑채에 들어 까만 고무신을 신고 활짝 열린 안채 중문도 넘어본다. 격자문에 창호지 발라본 것이 언제적 인가 싶기도 하고 대청마루 서늘함에 제대로 한옥을 느껴본다.

종가체험도 있고 한복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 되어 있다. 전통을 잇고 미래를 품는 문화객가(文化客家)의 취지답게 공연도 체험도 많다. 간단한 윷놀이와 사랑대청에서 풍류도 즐길 수 있어 다음 기회엔 가족과 함께 하고픈 소망을 담는다.

다음날은 사명대사생가지를 찾았다. 1544년이라니, 오백 년 전에 밀양에서 열 세 살 출가 때까지 살았던 생가지에서 사명대사의 유적지를 살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승병을 모아 승리하였다. 왜적과의 회담에서 봉황에 비유하는 일본적장에게 사명대사는 청산에 노니는 고고한 학이었으나 천한 닭의 무리는 일본이라 회답하였다.

익히 역사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으면서도 다시 새겨보니 통쾌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외에도 천 년의 신비가 깃든 만어사. 그 만어사 마당에 두드리면 그 울림이 목탁소리인가, 산사를 울리는 풍경소리 같기도 한 그 신비로움. 불교의 산실인 세계 최대 와불상의 미소. 그 거대함에 놀랐다.

천주교 첫 순교자 김범우 토마스의 묘가 있으며 경남지역 최초의 천주교회 본당 명례성지에는 신석복 마르코의 출생지에 유해가 모셔졌다. 먹을 것 입을 것이 풍성해지고 종교도 자유로운 지금 시대에 순교를 생각해본다. 편리한 것만 찾고 형식에만 매여 사는 건 아닌가 되돌아본다.

여행은 밖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을 보는 일이었다. 그 안에 스며들어 체험하고 공부하며 일상을 벗어난 나를 만남이다. 역사가 살아있어 미래를 담아내고 있다.

6월은 ‘여행가는 달’로 그곳에서 재생되어 돌아오는 일상은 풍요롭다.

다시 가고픈 밀양이 되었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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