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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의 산행 마루 2회] 경기 양주 불곡산 산행 후

기사승인 2022.11.14  0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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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존하는 하루

[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잊혀지지 않는 하루는 매일 매일 반복되어가는 일상과도 같다. 나무 잎사귀마다 시들어 세월의 추이를 일러주듯 겨울 대비를 하라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나무들의 모습에서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우리네 삶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낙엽을 밟으며 산행을 하다보니 가을이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나뭇잎이 눈물처럼 떨어져 뒹굴며 겹겹히 쌓여있다. 어떤이는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몽니가 아니라 낮춤이라고 하였다. 내일을 향한 아니 겨울준비를 향한 새로운 ‘채비’인 것인지도 모른다.

찬바람이 옷깃에 닿으면 마음이 얼어붙는다고 하였는데 오늘은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가을의 끝에서 겨울의 초입이거늘 가을의 떠남을 강요하지 않은 것처럼 아직 다 비우지 못한 아쉬움을 남겨놓고 싶었던 모양이다.

여름을 이겨낸 가을은 이제 빈 몸으로 "동안거"에 깊이 들어가는 것도 반복되는 일상 그 자체이려나 과연 그런 건지 그냥 묻고 싶을 뿐이다.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날이 왔을 때, 숭고한 생명으로  다시 잉태 될 것이며 푸르른 잎을 틔우기 바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나간 낙엽의 생애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매주 산행을 하는 것처럼.

가을이면 책갈피 사이사이 낙엽을 끼우려고 단풍잎을 기다린 것처럼 불곡산을 기다린것도 아닌데 벌써 두번째 산행이다. 양주군 유양리는 임꺽정의 태생지 전설등 임꺽정과 관련된 많은 일화가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는 지역이다.

이 주위의 골짜기는 청송골(소나무가 많아), 청소골(소나무가 웃는다 하여)등 여러가지 이름이 남아 전해지는데 이곳 지명과 소설 속 임꺽정의 소굴인 '청석골'과 유사하여 이를 연관 지어 말을 하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이 지방에서 백정의 자식으로 태어난 임꺽정은 조선시대 홍길동, 장길산과 함께 3대 도적으로 조선조 명종 때 약 3년간에 걸쳐 황해도를 중심으로 평안, 강원, 경기, 충청도 지방까지 활동했던 도적집단의 우두머리이다.

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인 그는 우리에게는 소설속의 인물, 괴력을 지닌 전설적인 인물로 더욱 익숙해 있다. 천대받던 백정의 신분으로 당시 도적의 괴수로서가보다 영국의 로빈훗과 같이 민중에게 대리 만족을 시켜준 의적으로 기억되고 있다.

악어바위가 불곡산의 명물인 것처럼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코스로 불곡산의 바위들을 만나러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공기돌바위, 코끼리 바위, 물개바위, 저 멀리 생쥐 바위도 만나고 펭귄바위, 복주머니 바위, 공룡바위  등 아낌없이 보여주는 작은 바위들과 길지 않은 산행시간이었지만 아기자기한 암릉에서는 거친 숨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평화로운 산행을 하며 아낌없이 내어주던 풍경에 귀한 선물을 받은 느낌으로 문득문득 걸음을 멈추며 참 따뜻한 불곡산의 늦가을 냄새를 맡고 왔다.

지금, 이 순간도
매일 매일 똑같은 날들이지만 그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자꾸만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코선생이 미울 뿐이다.

시인 이병희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

이병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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