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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103회] 모든 것이 나를 완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사승인 2022.11.17  09: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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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든 만날 수 있고 가질 수 있다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헌책방을 들렀다

오늘도 이 구석 저 구석 스쳐 지나가는 그 많은 작가들이 고개 내민다. 제목으로도 만나고 작가로도 만나고 마음에 와 닿는 글들에 손을 뻗는다. 들고 갈 수 있을 만큼의 책을 골라 들고 책방을 나설 때는 부자가 되어 있다.

서가를 둘러본다. 책장에 꽂힌 책 제목만으로도 한 편의 시가 되고 글이 된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다’하는데 또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외친다. 그런가 하면 날 위해 ‘자전거 여행’을 떠나주고 ‘글공부 열흘이면 평생이 즐겁다’는 데 아직 첫 날 넘긴 책장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다.

내겐 책을 만나면 의례적으로 나오는 버릇이 있다. 우선 구입한 책은 표지를 넘겨 나온 여백에 그 책을 구입한 일자와 함께 구입경위를 적어놓는다. 작가 사인 회에서 받은 책은 더욱 소중하다. 그 중 이해인 수녀님의 12가지 색연필에 스티커까지 붙여준 사인은 최고였다. 한 권 한 권 마음을 다해 색칠하고 예쁜 스티커를 붙이며 독자와 나누는 이야기도 감동이다. 그 마음 씀이 책과 같다.

또한 책을 읽으며 밑줄도 많이 긋고 연필이 없으면 모서리를 접어 놓기도 한다. 책이 깨끗한 것은 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일부러 지저분하게 구기고 꺾기도 하면서 예쁜 꽃잎과 단풍잎도 꽂아둔다. 그래야 좀 더 내 책 같은 기분이 든다. 양장 본이나 날개 달린 책은 별로다.

밑줄 그은 자리를 다시 읽어보면 생경스럽기도 하다. 분명 밑줄은 그어져 있는데 그 당시의 나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 그때 내가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갈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내 고민과 질문과 생각들이 지나간 자리다.

인터넷 검색은 손쉽긴 해도 사실확인 후 남겨지는 것이 없어 아쉽다. 언제든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그 이야기들이 나를 부자로 만든다. 내가 하지 못한 그 많은 일들을 간접경험 하여주며 많은 것을 나누어주고 존재하며 가능케 한다.

책 속에 쓰여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내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때는 환성을 지른다. 그건 내가 알 고 있다는 것에 반가움이다. 책은 내게 충족감을 느끼게 해주며 몸도 가쁜 해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오늘도 책방에서 만난 새로운 작가와의 해후에 설렌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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