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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포커스] 골프를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기사승인 2016.08.08  0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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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인구는 증가하고 골프장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용품업체는 울상 ‘줄도산 위기’

골프장용품업체... 고정관점 버리고 뼈를 깎아내는 아픔으로 변화해야 회생 가능, 이참에 보수적인 골프문화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골프타임즈=안호원 칼럼리스트] 그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 제조 산업이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구조조정의 덫에 걸려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알파고로 상징되는 ‘제4차 산업혁명’도 사람들의 일자리를 빠른 속도로 해체하고 있다.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해야만 하는 ‘사람만을 위한 산업’을 육성하지 않고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런 산업 중에 하나가 골프 산업이다. 다른 산업처럼 골프 산업도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골프 산업이 어려워졌지만 국내 골프 인구가 줄어든 것만은 아니다. 골프 활동인구(골프 경험자)가 어림잡아 531만명으로 7년 사이에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마다 경영난을 호소하는 등 직원(캐디)들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골프인구는 증가했는데 골프장은 불황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를 분석해보니 골프인구가 비싼 골프장을 택하지 않고, 값이 싼 동남아지역이나, 스크린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년 동안 골프를 친 사람 가운데 골프장을 주로 이용한 사람의 비중은 17.5%로 7년 전 보다 2.1% 포인트 높아지는데 불과 한 반면, 스크린 골프장은 30.8%로 7년 전 보다 6배나 늘었다.

골프인구는 해를 거듭 할수록 느는데 골프장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권마다 골프산업 육성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면서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것도 골프산업침체를 가져 오게 한 요인이라 말 할 수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골프산업 종사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다보니 골프장은 앞 다퉈 캐디 감원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아예 캐디를 없애는 골프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골프장은 골퍼가 직접 카트를 모는 셀프캐디나 캐디의 역할을 카트 운전과 거리측정으로 한정하되, 캐디피를 확 낮춘 마셜캐디 제도를 도입한 골프장도 있다.

캐디피를 낮추다보니 캐디를 지망하는 사람도 없어 새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소득이 줄고 근무 환경이 열악한데 지원할 사람이 있겠냐고 7년 차 캐디가 오히려 되묻는다. 그늘집도 어렵기는 매 한가지다.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곳이 절반이다. 특히 지방골프는 해당 지역에서 지역인에게 유일한 일자리 산업이기도 한데 캐디와 관리 인력이 감소되면서 자연적으로 지역경제에도 금이 가고 있다.

골프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그 여파가 골프용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도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9월부터 적용되는 일명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 시행되면 법인카드 결제 수요가 줄면서 골프장과 관련된 산업이 줄도산이 가능할 것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다. 업계로서는 공멸할 위기에 처해졌다. 이 쯤 되면 정부차원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는데, 정부는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뒷짐만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골프를 아직까지 사치, 향락산업으로 보는 시선이 있어서다. 이 같은 위기는 사실 상 업계가 자초한 것이라고 감히 지적하고자 한다. 2000년 대 중반 너나 할 것 없이 골프장 건설에 뛰어 들었다. 10억원 정도만 있으면 입회금을 모아 1000억원짜리 골프장을 지었던 것이다. 회원권의 가격 상승 요인도 골프장 건설을 부추겼다.

세수에 허덕이던 지방자치 단체 역시 마구 잡이로 허가를 내줬다. 업체나 지방자치단체가 불과 몇 년 후를 내다보지 못하고 일을 저지른 것이다. 늦게나마 정부가 방향을 잡아 회원제 골프장의 퍼블릭(대중제)전환 요건을 100%에서 80%로 완화하는 등 저금리 대출로 입회금 반환 부담금을 대폭 낮추겠다고 했지만 골프업계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식의 뒷북대책이라며 시큰둥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선까지 완화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거친 목소리를 낸다. 사업가인 정모 씨는 1년에 사업상 두 세 번은 해외골프 여행을 간다고 했다. 그는 “국내 골프장은 가격도 비싸지만 혹시라도 만나지 않아야 할 사람과 마주칠까 부담스러워 가격이 싼 동남아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한다. 동남아의 경우 비행거리도 짧고,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항공비, 숙박비 포함해 5~60만원이면 3일 정도 골프를 즐기다 올 수 있다.

이처럼 해외로 나가는 골프 인력을 국내로 유치만 할 수 있다면 골프산업이 지금보다는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골프 산업이 활성화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접대’나 귀족들의 놀이터‘라는 인식을 깨부수고 변화돼야한다. 변화되지 않고는 소생할 수 없다.

고정 관념을 깨고, 일상 대중스포츠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운영방식으로는 망할 수밖에 없다. 비싼 회비를 내는 회원제를 퍼블릭 전환과 요금인하라는 큰 흐름에 맞춰 골프장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그 길만이 골프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골프장 이용비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게 일반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중산층이 느낄 정도의 비용으로 낮추고, 또 주부나 퇴직자가 골프장을 부담없이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가격 거품을 모두 빼야한다.

골프장을 그린피로만 운영하지 말고, 식당의 외부인 개방, 산책 등, 관광명소로 만들어 부대사업도 하면서 골프를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서는 골프장 입장 시 엄격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클럽하우스에 출입할 때 재킷을 입어야 하고 발목이 보이는 플랫형(단화) 신발은 신지 못하는 규정을 바꿔야 한다. 골프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 미국보다 더 규제가 엄격하다.

반드시 18홀을 치도록 하는 규정도 완화해서 9홀, 12홀 골프도 치게 해야 하고 캐디와 카트 이용 여부를 골퍼가 직접 선택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 카트도 골퍼가 직접 몰수 있도록 완화돼야 한다. 현재는 비용도 비싸지만 복장이나 규정으로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해 놓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골프대중화를 위해서는 규정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골프 문화부터 과감히 바꿔야 한다. 특히 외국처럼 젊은 층을 골프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보수적 골프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아름다운 경관을 갖추고 있어 유휴 부지를 잘 활용하면 주말농장, 장기 숙박, 놀이, 연수원 등을 갖춘 휴양지로 거듭날 수도 있고 그린피도 내릴 수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로 창출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특별법을 제정, 제도 개선과 자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골프장 시설을 체육시설로 등록해 수목원도 만들게 하면 더욱 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퍼블릭으로 전환 할 경우 기존 회원권을 갖고 있는 특수층의 반발이 다소 예상되지만 골프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골프 선진국에서는 큰 대회가 열리거나 경치가 뛰어난 골프장은 유명관광지로 부가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한국 골프장은 시설이나 잔디 관리, 캐디의 서비스 능력 등 주변국과 비교할 때 장점이 더 많은 나라다. 그래서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충분하다. 아울러 골프 대중화 운동을 전개, 주니어 골퍼를 육성하기 위한 골프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욱 더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 골프장이 살아남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안호원 칼럼리스트,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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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한국 보건정보정책연구원 총괄기획부원장, 박사,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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