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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 심리학] 풍족한 환경은 자칫 해(害)가 될 수 있다 ‘골프는 멘탈 게임’

기사승인 2016.08.13  19: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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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 겪어보지 못한 처절한 심정, 심리적 바닥 경험 통해 가능성 타진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배움의 기회가 소중함을 깨닫고 환경과 조건에 감사하며 어려운 일에 도전하여, 실패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 되는 과정 필요...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아이에게 운동 혹은 공부를 시키면서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조건을 주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은 자식사랑에서 비롯된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의 열망이다.

부족했던 지난날의 학습 환경을 결코 내 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부모의 결연한 의지,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이의 성공확률을 높일 것만 같은 기대, 그러나 이와 같은 부모의 헌신적 사랑은 결코 아이의 성공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 아가페적 사랑에 믿지 못할 이면이 있다는 사실, 좀처럼 동의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풍족한 환경은 운동을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정신적 측면에서는 결코 이롭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골프가 멘탈 게임이라는 점에서 결단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무술을 배우기 위해 소림사에 들어간 사람들이 처음부터 무술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물 긷는 일에만 몇 년, 여기에 마음의 수련이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알지 못한 채 불평불만을 일삼고 결국 포기하는 제자들이 있다. 이것은 무술의 기본과정에 들어가기 전, 정신 수련을 위한 묘책이기도 하지만 무술을 전수해줘도 될 인물인지 아닌지 사전테스트를 해보려는 선승의 깊은 뜻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칼을 다뤄야 하는 일식 수련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제자를 키움에 있어 결코 칼부터 쥐어주지 않는다. 소림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청소, 설거지, 재료준비와 다듬기, 이와 같은 허드렛일만 시킨다. 그러면서 스승은 제자의 인내하는 모습에서 사람됨을 살핀다. 허드렛일조차 못 견뎌 하는데 배움에서 오는 시련을 어찌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스승의 깊은 뜻이 있는 사전점검인 것이다.

이렇게 허구한 날 허드렛일 과정에 있는 피교육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별한 경험을 갖게 된다. 그것은 태어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처절한 심정, 심리적 바닥을 경험하는 것이다. ‘내가 이 짓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인가?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청소 이 하나라는 사실에 깊은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여기에 자신을 표현하던 수단이 되었던 부와 명예와 학력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지막 한 잎의 자존심마저 땅에 떨어질 때 비로소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껍데기를 확인하게 된다. 불필요한 욕심과 허영 그리고 왜곡된 인식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는 사실에 창피해한다.

그리하여 참 모습의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나’라는 존재가 이 우주 안에 하등의 보잘 것 없는 미물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는 결코 가치 없는 존재로서 ‘나’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나’ ‘꾸밈없는 자연인으로서의 나’와 마주하는 일이다.

즉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상을 옳게 바라보지 못하게 했던 색안경을 벗어던질 수 있게 되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통찰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비로소 허구한 날 청소에도 道가 있음을 느낀다.

여기까지 잘 따라 와준 제자라면 어느 정도의 마음 수련이 됐을 것이다. 그제야 스승의 부름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배움을 통해 ‘청소의 道’가 ‘무술에서의 道’ ‘회칼의 道’와 일맥상통함을 느낀다. 세상의 이치, 자연의 흐름을 어렴풋이 관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성공을 위해서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바로 변하지 않는 세상의 진리를 몸소 체험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고 현상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우리 어른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충고이다.

이렇게 다져진 사고의 프레임은 배움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낀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환경과 조건에 감사한다. 소중하고 감사한 만큼 배움에 대한 태도가 사뭇 진지해지고 나아가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인내하고, 도전하며, 실패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힘이 생성된다. 한 마디로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밑바닥 경험, 이 시대에 한국을 빛낸 골프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결코 풍족한 환경에서 크지 않았다. 이것은 결코 그들만의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다시 돌아가 생각해보자. 골프선수로서 성공을 꿈꾸는 내 새끼, 그리고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운동 환경, 아직도 이 등식에 미련이 있는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회초리를 집어든 부모의 심정이 어찌 안타깝지 않겠는가?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교육이 자식사랑을 실천하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세상의 모든 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새끼에게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여주는 것, 그것을 통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참교육이 아니던가?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영국을 입다! European Neoclassic 위프와프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의상협찬 : 위프와프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 저자 이종철 / 도서출판 예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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