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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푸념에세이 29화] 딸년보다 더 스마트하게

기사승인 2017.05.17  07: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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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여자로 돌아가는 거야

[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다 자라버린 딸 아이. 아직도 어려 보이건만 바라보는 엄마 마음은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다. 낳아서 씻기고 입히고 먹이며 키운 세월을 보면서 품 안에 자식이구나 싶다.

“엄마,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할게!

엄마처럼 살게 되는 것이 두려워 결혼 안 할 거야.“

어릴 때 외할머니가 엄마를 가리키며 ‘할미 딸이다.’ 하면 ‘아니야, 우리 엄마야’ 하며 바득바득 우기다 안 되면 울어버리던 딸이었다.

딸은 엄마의 말을 잘 들어주고 부모한테 잘해야 하며 때가 되면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 효도를 다 해야 하는 존재로 자랐다.

엄마는 자신이 희생한 시간을 딸을 통해 보상받고 싶어 하는 대리만족의 대상일까. 나와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보다 더 낫기를 바람에서 걱정하고 챙겨주고 잔소리하는 거지.

“나는 가진 게 많은데 엄마는 별로 없는 거 같아. 내게 다 해주느라 그걸로 대신 만족하는 것 같은데, 불쌍한 생각뿐이네. 혼자서도 할 것이 많은데 그걸 할 줄 모르니, 이제 내가 가르쳐드릴 수도 없고.”

자식을 낳아본 딸은 엄마를 이해한다.

엄마도 그저 보통의 여자였다. 꾸미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여행도 다니고 싶은 그냥 평범한 여자. 그런 여자가 결혼하고 배 아파 낳은 자식을 위해 내 자유를 포기하고 희생하며 그렇게 엄마의 삶을 살아가는 거다.

엄마에게 서운한 것이 있듯이, 엄마도 똑같이 서운할 것이다.

“왜 엄마는 가족에게 헌신하면서 자신을 돌볼 생각을 안 하시는지 안타까워. 이제 가족에게서 벗어나 엄마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잃어버린 꿈을 펼칠 시간이 주어졌으니 누리시라고요.”

그것도 해 본 가락이 있어야 하지, 갇혀있던 시간이 겁이나 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딸자식 옷자락에 매달린다. 울 엄마는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딸자식 시집보내고 남편도 떠나보내고 어찌 지내셨을까. 이제야 돌아보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만,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다잖은가. 그래. 여자로 돌아가는 거야.

너보다 더 스마트하게!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노경민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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