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如如
어릴 적
밤바다에 고인 별빛 찾아
총총한 하늘 보며
먼 길 더듬어 별 마중.
예순 몇 번을 맞은
가을에 태어난 나는
600광년 떨어진
안타레스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수묵 빛으로 변해가는
산등성이에 그물 치고
별을 낚고 있는
등에 들쳐 업은
별을 헤는 아이 손녀와 나는
나이를 뛰어넘어 여여.
-저자 이경주 [여여如如] 전문-
안타레스는 황도 12궁 별자리인 전갈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며 알파별로 겉보기 등급으로 16 번째로 밝다.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4편 제목이 <대도적 안타레스>다. 많은 아이들을 키우며 돌보는 도적질을 하는 안타레스는 많은 아이들을 돌본다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이다.
나는 여자지만 신비로운 우주와 별 세계가 늘 궁금하고 흥미롭다. 또한 이 경주 시인 역시 별에 대한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호킹박사의 두꺼운 책을 탐독하고, 그러한 면면이 어쩌면 나와도 여여如如한지 모르겠다.
나와 이 시인은 작고하신 조완묵 선생님에게 시 공부를 같이 한 문우이다. 그리고 경찰공무원으로 수십 년 근무하다 퇴직하고 현 강동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바른 시민의 표상이다. 사람과의 사이는 관계인데, 나는 웬만하면 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안고 가려한다. 하물며 이 시인과는 근 30년 지기다.
얼마 전 나는 내가 23년 전 등단 문학지가 꼭 필요하여 그 당시에 책을 나눴던 친구들을 일일이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포기하려든 찰라 이 시인이 23년 전 문학지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소름이 쫙 돋았다. 사람은 더불어 산다는 걸 실감했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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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 시인은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