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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25회] 고결한 숨결에 귀 기울이자

기사승인 2021.03.01  00: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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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겁고 행복할 어떤 희망들을 위해서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겨울이 끝나고 있다.
꽃들이 유난히 그리운 2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온통 침울하고 답답했던 시간들이 겨울과 함께 사라지길 기원하며 봄을 기다린다. 다행히 올 겨울은 여느 해보다 눈이 많이 내려 낭만적인 기분의 숨통을 조금 트이기는 했지만.

겨울의 한 계절이 지나갈 길목에서 기다리는 봄은 달콤한 꿈을 안겨준다. 보고 싶은 사람들의 그리움을 더욱 짙어지게 하는 봄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온다는 설렘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설렘이 없는 가슴은 메마른 사막이며, 기다림이 없는 감성은 무딘 상처 같다.

우리의 한평생은 온통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젠가는 꽃이 피고,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지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절망의 날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 기다림이란 말은 얼마나 황홀한 언어인가. 기다림이 없는 문 밖은 차가운 겨울처럼 마른 바람만 불 뿐이다.

이제는 두꺼운 침묵의 외투처럼 겨울옷을 벗을 시간이다. 환하게 빛날 봄날을 기다리며 따뜻하게 가슴을 열 시간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란 노래가사처럼 무엇이든 지나야 새로운 그날을 볼 수가 있기에 우리는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는 것일 게다.

오늘은 양력으로 3월 초하루이지만, 음력은 아직 경칩을 나흘 앞둔 1월 18일이다. 날씨가 따뜻하여 각종 초목의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는 경칩은 24절기의 하나이지만, 그 의미를 사뭇 새 생명의 탄생에 두고 있다.

옛날에는 경칩 날 초가의 벽에 일부러 흙 바르기를 하며 일 년 내내 안녕을 기원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흙 바르기 대신 새 생명의 기쁨과 희망의 상징인 온갖 꽃과 해후할 시간을 기다리자. 동면에서 깨어나는 고결한 숨결에 귀 기울이자. 곧 다가올 즐겁고 행복할 어떤 희망들을 위해서.

검붉은 들길에 허기진 바람만 등을 떠미는 거기
와인 빛 노을에 젖은 길목으로 그리운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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