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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81회] 문학과 인연

기사승인 2022.04.25  08: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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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 진실을 전할 수 있는 글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문인에게도 문인의 DAN가 있나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글의 언어와 생각이 누군가에게 이어져 후대로 계속 전해지니 말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가 그 글을 읽고 누군가에게 전하고 그래서 후에는 전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불멸의 작가가 되기도 하니, 글 속에서 누군가는 영원히 살아남아 있는 것아닌가.

피천득의 “인연”에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라는 글이 있다.

여기에서 안 만나는 것과 못 만나는 것은 동일한 뜻일 수 있다.

마치 희망 고문처럼 두 가지 형태의 결론과 개인의 만남 이별을 말한다.

꽃처럼 아름답고 청순한 아사코와의 첫 만남이 마지막 만남에서는 고개만 끄떡하고 헤어지는 아니 만난만도 못한 이별이 된 것이다.

이런 일은 문학을 하는 문인들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연애 하듯이 정성을 다해 글을 쓰고 순수한 그리움으로 작품을 발표하지만, 세월이 지나 문학이 익숙해질 때쯤이 되면 많이 달라진다.

인기와 감투에 연연하고 누군가에게 이름이 불려지길 원하며 문학상도 무슨 짓이든 해서 받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처음의 순수성을 잃어버린다.

문학의 사명과 예술의 순수성 따위는 내던지고 타락해 가며 아니 시작한만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사람이든 문학이든 그냥 멀리서만 바라보고 시작하지 않는게 더 나을뻔한 것처럼 말이다. 문인의 DNA를 타고나는 것도 복이지만 순수성을 잃지 않은 글로서 후대의 누군가에게 글을 남기는 희망, 그 고문을 감내해야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문학이든 사람이든 한 번 맺은 인연은 아니 만나는 것보다 나은 것이 되기를 바라며,

누군가에게 진실을 확실하게 전할 수 있는 글을 쓰자. 우리는 후대에 그런 누군가가 되자.

비딱하게 선 네온 불빛 아래 비틀거리는 불우한 시時들
늙은 골목에 숨어 무거운 허공을 뒤지는 고양이 소리
선 그을 영역도 없는데 초승달이나 한 조각 훔쳐 어지럽힐까
노망난 하늘이 밤새 창을 흔들어도 내성에 쩔은 무뎌진 감각은 돌아오질 않고
동백꽃잎 홀로 뚝뚝 지는 아 봄 밤.....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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