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입구(시설경계) 4m 이내 금연’
옥토에서보다 더 푸른 생명으로
지하철 15계단 끝 틈새의 야생초,
출퇴근길에 무심히 오르내린 계단입니다.
지하철 충무로역 7번 출입구 들어갈 때는 첫 번째, 나올 때는 15번째의 계단 틈새에 둥지를 튼 야생초가 발길을 돌려세웠습니다.
“하필이면 왜 여기야? 이 친구야!”
높고 낮은 산도 널려 있고, 들녘도 넓고 많은데 하필 지하철 출입구 계단 틈이냐며 타박하자 야생초가 빙그레 웃으며 머리 위를 가리킵니다.
‘지하철 입구(시설경계) 4m 이내 금연’
붉은 글씨의 현수막이 뭐 어떻다는 거야? 퉁명스러운 눈길을 보내며 민망한 속내를 감춥니다.
계단의 돌 틈에서도 옥토에서보다
더 푸른 생명으로 발길 잡은 야생초.
당신들의 금연으로 옥토에서보다 더 푸른 생명으로 산다는 야생초의 인사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합니다.
야생초, 그의 감사하는 마음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전달합니다.
정병국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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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병국은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대표와 문예계간 ‘시와 수상문학’ 발행인. ‘문예창작아카데미’와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을 운영하며 월간 현대양계에 콩트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