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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13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

기사승인 2021.06.27  07: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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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녹음 물결에 실려 있는 낙산사 홍련암을 향하는 길목, 바쁜 걸음을 멈추게 하는 해당화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아우성이다. 숨을 가다듬으며 가까이 다가가니 꽃들이 눈 맞추며 이 자리에는 내가 아니면 누구도 아름다움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겠지? 라는 법문소리가 울려 펴지는 듯하다.

코로나로 지친 시각장애인들, 직업재활원의 발달장애인과 부모님들을 모시고 관광버스 2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양양 낙산사와 홍련암에 갔다. 몇 년 전에 화재로 전소된 천년고찰 낙산사는 불자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공덕으로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회원들은 감탄에 감탄을 했다. 기와 한 장, 돌 하나, 풀 한 포기에서 낙산사 복원에 보이지 않는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의 정성 어린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사찰 곳곳에는 각자의 소망을 리본에 써서 달아놓은 노란 소원지가 바람에 날려 부처님 곁으로 가서 발원하는 듯하다. 그중 눈에 뜨이는 소원이 부모님의 만수무강 발원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게 한 시간이라도 더 살기를 원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고 또 많은 경험과 덕을 쌓으며, 후손들이 성장해 이 사회에서 희망을 열어가는 모습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이 순간도 고마운 마음으로 친절하고 이해하는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계획했던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내며 실망한 모습을 보여 주어도 안 된다. 나의 주변에 인연 있는 사람들이 함께 우울해하는 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늘 이 순간의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삶에서 절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지금 여기이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처마 밑에서 살랑살랑 춤추는 풍경소리에 하늘 한 번 처다 보고 들꽃 한 번 바라보고 돌담에 기대어 마음을 다스리며 불교 벽암록에 실린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낭송한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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