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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49회] 계절과 계절 사이

기사승인 2021.09.02  13: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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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새가 연결해 주는 여유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폭염은 끝났다. 가을장마가 연일 비를 몰고 온다. 여물어 가야 하는 열매들에게 알맞게 내려주길 소원한다. 너무 많은 비가 내리면 사람들도 우울하다. 축축해진 공기가 마음도 젖어 들어 울적해진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 그 길목에서 무얼 해야 하나.

한여름 더위엔 차라리 겨울이 낫지 싶다가도 막상 겨울 매서운 바람에 꽁꽁 얼어붙으면 더운 게 낫지 싶다. 간사한 그 마음 덕에 봄과 가을이 그 사이에 걸쳐 있으니 얼마나 오묘한가? 더위도 추위도 쉬어가라고 비도 뿌리고 바람도 불며 햇살에 여물어 드는 열매.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인간의 미약함을 느낀다.

씨 뿌리고 여름 비에 여물어 가을햇살에 탱글 탱글, 다시 빈 들판으로 돌아가는 이치가 경이롭다. 그 틈새에 우린 부지런히 땀 흘리며 더불어 먹고 입고 잠자며 삶을 영위한다. 계절과의 조화로운 모습이 삶과 연관 지어져 돌아간다.

추석을 저만치 앞두고 가을걷이하며 한 해를 저장한다. 계절과 계절이 주는 선물을 챙겨 들고 그 제물로 한 상 가득 차려놓고 예를 올린다. 감사와 축복의 시간을 둥그런 달님과 더불어 나누며 휴식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처럼 하나의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다가올 때, 계절의 사이에서 사람들은 나름의 방편으로 틈새를 연결해 준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우린 옷차림을 바꾸고 먹는 것도 달리하며 계절 맞을 준비를 한다. 집안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는 대청소를 하는가 하면 책상정리로 새 기분을 내보기도 한다.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을 분류하며 일상에서 계절을 맞이한다.

늦여름은 한낮 더위로 아직 제 할 일을 하지만 초가을의 서늘한 아침저녁이 반가운 즈음에 다시 운동을 시작해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확찐자’의 절실한 외침이다. 가을을 맞아 운동과 독서, 우리가 누렸던 일상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귀로 듣는 오디오서점이든 책 한 권 찾아 들고 공원벤치에서 햇살을 즐기며 심신을 단련하기에 좋은 날이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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