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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60회] 심플이와 징징이

기사승인 2021.11.18  09: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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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밭에 순한 양처럼 살고 싶다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어! 그래. 그렇게 하자고, 오케이!” 그러면 끝이다.

심플이의 명쾌한 대답에 반해 징징이는 저와 다른 사람의 꼴을 못 본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싫을뿐더러 매사가 못마땅하다. 서로가 서로를 살 필 생각 없이 본인 자리로 착각한 채 행동하니 부딪치기만 한다. 상대를 인정해주고 살펴보는 게 수순 일 텐데 그럴 생각은 아예 없는 건지 트집만 잡는다.

심플이의 맺고 끝음에 오늘도 신선하다. 참아야 될 때와 기다려야 할 때. 일침을 놓아야 할 때를 찾고 솔선하여 나서서 궂은일을 하며 즐긴다. 어려운 일도 쉽게 풀어가고 안 되는 일도 되게 한다.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고 마음을 다하니 척척 이다. 안 되는 건 시간을 기다릴 줄 알고 침묵할 줄도 안다. 때론 지나친 자신감이 오히려 상대를 힘들게 한다.

그런가 하면 징징이는 매사 남 탓 하고, 저만 힘들고, 상대의 힘든 것을 헤아려주는 아량이 부족하다. 상대가 아예 모르면 처음부터 가르쳐 주어야 하고 한 번으로 안되면 두 번, 세 번,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한다.

어른을 위한 동화를 읽었다.

‘풀밭’같은 남편을 원하는 아내와 ‘순한양’같은 아내를 원하는 남편은 늘 다투었다. 서로 풀밭을 원했고 순한양이기를 상대에게 바랬다. 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이혼위기까지 내달았다. 그런 반면 다른 부부는 각자가 ‘순한양’이 되고 ‘풀밭’이 되어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말로 사용하였다. 자신을 바꿈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가르치고 있었다.

심플이와 징징이. 둘을 함께 하는 조합은 어떨까?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할 것 같다. 탓하기보다는 칭찬해 주고 힘을 돋아주는 배려가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지는 석양을 품어야 일출을 볼 수 있음을 알자.

아무리 많은 학식과 연륜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야 하고 그 눈높이에 맞추어 주어야 하는 게 선각자로서의 미덕이다. 제가 한 일에 공치사를 하고 잘못된 것은 남의 탓으로 돌린다고 내 위상이 솟아오르는 것은 잘못 생각이다. 말 없어도 그 사람의 행동과 말로 상대가 느끼는 경지가 필요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행복한 날을 위해 넓은 ‘풀밭’에 뛰노는 ‘순한양’처럼 살고 싶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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