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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인의 마음밭 꽃씨 하나 5회] 나는 괜찮아지고 있는 중

기사승인 2022.06.07  09: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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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이가 옹이에게 하는 이야기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비가 내리는 날에는 맑은 날과 다른  생각이 확장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늘이 비를 뿌려주는 이유는 어쩌면 나무 등을 타고 잠들어 있는 슬픔들에게 길을 열어주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 안에 앉아있는 슬픔들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잠에서 깨어나 걸음이 분주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나는 사람을 좋아했다. 낯선 사람도 낯설지 않은 사람도 그냥 좋았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수다를 떨고 계산하지 않은 채 사람을 좋아했다. 사람과의 인연이 아프기도 했고 가끔은 어지럽기도 했지만 사람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혼자인 시간이 가장 무서웠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혼자일 때는 밥을 아주 많이 먹었고, 하루 종일 같은  영화를 계속 보았고, 긴 잠을 자곤 했다.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그때서야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곤 했는데 혼자 노는 법을 몰라 말의 길이만 늘어났고 시도 때도 없이 중얼거리거나 누군가에게 말을 시킨 채 아이들은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엄마라며 가끔은 싫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죽음의 그림자만큼이나 어둡게 늘어진 시간을 지나다가 환상처럼 운명의 언어를 만났다.

“괜찮아, 괜찮아요”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짧은 한마디는 분명 누군가 사용했던 흔적이 있었는데 길을 잃은 모습이 아니라 정돈되어 있었다.

“괜찮아~”를 가방 깊숙이 넣어두고 매일매일 만져 보기 시작했다.

환하게 웃어주는 “괜찮아~”는 커지고 있었고 빈 마음을 오가며 수를 놓아주었다.  짧은 언어를 만져보고 안아보고 두들겨 보고 그 말과 살아내는 시간이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나는... 괜찮아지고 있는 중이야…

지독했던 외로움의 시간을 바꿔준 “괜찮아~”는 마음의 세포를 돌아다니며 생각통을 흔들기 시작했고 흔들리는 생각통이 마음 통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괜찮은 사람으로 변해가며 혼자 놀 수 있는 놀이터에 언어의 씨앗이 되어 주었다.

아름다운 것은,  진정 아름다운 것은 늘 흔들림 속에서 자라난다. 그  의식의 확장은 눈물 속에서 커진다.

바람이 불고 있다. 또 한송이의 고운 꽃을 피워내려는 자연이 추는 신나는 춤이다. 어느 결로 날아가 어떤 이의 생각통을 흘러 마음 통에 고이 스며들기를 바래 본다.

시인 이정인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7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컬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인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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