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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48회] 용눈이 오름 전설

기사승인 2020.01.01  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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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 오름 전설

그의 열정은
제주의 젖가슴 용눈이 오름이 되었나 보다

은빛 억새물결 따라
섬으로 들어온 댕기머리 젊은이

제주도 속살이 좋아
산과 바다 야인 되어
가난한 목숨도 행복이라 살더니

굳어가는 육신의 불치병에도
용눈이 언덕에 끌려
신들린 듯 혼을 풀어 놓았다

그가 떠난 이즈음
버거운 발자국마다
피어난 억새꽃
바람결에 그 이름 불러본다

*두모악 감나무 아래
홀로 서성거리니

전생에도 이생에서도
제주 사랑이었는지
용눈이 오름에 전설로 서 있다
       -저자 이순향 시 [용눈이 오름 전설] 전문-

*두모악 2005년 루게릭병으로 사망한 사진작가 김영갑의 갤러리, 서귀포에 있음

이순향 작가는 여행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다. 제주에서 갤러리를 돌아보는 단아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수필가이며 시조시인이며 시도 쓰는 글쓰기를 사랑하는 작가이다. 아마 그런 저자에게 두모악 갤러리는 시심을 일으키는 커다란 감동을 일으켰으리라.

제주도는 전설의 고장이다. 오묘한 빛과 돌 하나 사람 하나 모두가 전설이다. 제주에 홀려 제주만의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김영갑. 제주의 해와 바람 바다가 제주 사람들이 좋아서 그냥 좋아서 루게릭병으로 굳어가는 육신을 움직여 쌀보다는 필름을 사고 온몸이 굳어가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사진가.

그의 사진에 없는 것은 제주도에도 없다. 라고 할 만큼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한 그의 사진들은 물감에서 가져오지 못하는 빛의 요술 같은 색 담까지를 담고 있다. 그의 사진에 비친 제주의 햇살은 특별하다 바람도 돌도 사람도 특별하게 예술적 감각으로 담아낸 사진들, 그의 노고는 바로 전설이 되었다.

그의 영혼이 들어있는 사진들은 예술이며 그가 홀려서 찍은 제주의 사진은 바라보는 사람마다 홀려든다. 그는 제주만을 위해 산 제주의 빛이고 바람, 돌 바다이며 전설이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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