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의 파랑새 찾아 떠나는 우(愚)를 범하지 말고
▲ (삽화=임중우) |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행복한가? 불행한가?
손바닥을 가슴에 얹고 심장 뛰는 소리를 듣는다. 놀란 새 가슴처럼 펄떡일 때의 그 불안감은 행과 불행의 전조다. 하긴 기뻐도 쿵쾅거리고 놀라도 두근거린다. 행복한 심장 소리는 빠담빠담(?)이라던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 불행하고, 욕심을 부린 것이 채워지지 않아도 마음이 아프다. 건강하지 못한 것에 상처를 입고 더 많이 가지지 못한 것에 미련을 둔다. 남보다 더 예뻐야 하고, 멋있어야 하며, 근사한 나를 기대한다. 미련은 후회로 남고 기대는 실망감만 더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은 소중하다. 그 행복을 일깨워 주는 목소리가 삶의 청량제가 된다. ‘언니! 바람에 실린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네요. 파란 하늘 좀 봐. 솜사탕 구름 한 점이랑 너무 좋다!’
정말 아카시아 꽃향기를 맡으며 하늘 쳐다보자 편안함이 밀려든다. 잊고 살았던 순간도 일깨워준다. 그렇게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될 삶의 여유에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연의 따뜻한 선물에 밝은 미소를 짓는 내가 오월 속에 서 있다.
맛난 음식에 눈썹 미간을 끌어올리며 커지는 눈동자, 그 짜릿함도 행복이다. 회전초밥 집에서 메로구이와 연어샐러드, 튀김 등 더는 먹을 수 없어 일어섰는데 파격적인 가격에 기쁨이 배가 된다. 우리 또 오자고 약속하는 먹방의 즐거움 그 또한 행복이다.
행복도, 불행도 내 안에서 자란다. 파랑새 찾아 떠나는 우(愚)를 범하기보다 내가 있는 이 자리, 가까운 사람과 소통하며 얻는 즐거움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이다.
마음의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 정수를 길어 올리자. 나뭇잎 하나 띄워 천천히 마시며 음미하는 여유를 갖자. 때로는 어슬렁거리며 쉬자.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며 행복을 누릴 권리가 헌법 제10조 항에 버젓이 있지 않은가.
오월의 햇살로 짙어지는 초록 숲, 팝콘처럼 핀 아카시아 꽃과 하늘의 솜사탕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은가. 사랑과 감사와 기쁨 가득한 오월. 우리 모두 행복해지자.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