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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55회] 나뭇잎 비와 가을의 서(序)

기사승인 2021.10.18  08: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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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고하는 49일의 작별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바람이 차가와졌다. 벌써 가을의 깊이가 이만큼이나 되었구나 싶게 계절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진다. 사람이 나이를 먹고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도 없는 차가운 이 계절풍은 마치 누군가의 영혼처럼 가슴을 시리게 파고든다. 가을의 온도를 한 없이 낮추어주는 저 빗방울의 온도인양....

금방 새겨진 묘비의 이름처럼 작은 빗방울 하나에도 낯설게 적응하는 이승의 눈물.
그 눈물을 보상처럼 이고 있는 누군가의 작별의 시간들이 아쉽게 머물고 있다.

평생의 시간을 다시 정리하며 이승과 저승 사이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를 마치 소설을 쓰듯 탐색하고 있을 그 영혼의 시간이 어찌 이리도 바삐 지나가는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세계가 49일이라는 날짜 앞에 어느 중간계와 겹쳐지고 있음을 느낄 뿐
영원한 작별을 준비하기 위해 그저 마지막 상을 그분 앞에 차려줄 뿐.

어디를 가시든 그 세계는 이승보다 더 화려하고 더 아름답기를.
그리고 그 영원 속에서 더 고귀한 영혼으로 되돌아가 평안하시기를.
그 제 위에 기원 드린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후회와 미련은 끝도 없는 미로처럼 얼기설기 중생들을 엮고
눈물바람도 여전히 차가운 계절 속에서 나뭇잎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데, 그 누가 영원 속을 알아 비로소 바른 말과 비로소 바른 사랑을 전할까.

부디 소원의 상 위에 그 영혼 고이 나부끼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이승과의 작별이 아름다이 그 세계로 넘어가길 바랄 뿐이다.
부디 못다한 한들이 강물처럼 풀어져 그곳으로 흐르길...우리들의 정성과 마음과 사랑도 함께 흐르길....바랄 뿐이다.

안녕히 가소서.
고이 가소서.
이승은 다 잊고 평안한 쉼을 가지소서.
이제는 정말 그러소서.

그 49일 동안 우리가 한 일은 무엇 이었던가. 여전히 이승은 시끄럽고 욕 될 뿐이었음을
고해로서 아뢰올 뿐.....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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