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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89회] 버려진 쓰레기

기사승인 2022.07.07  0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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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게 사는 모습이 별건가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누가 버린 거야?”

신축빌라엔 16세대가 이사 온다. 두 번째 입주하여 들어오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다. 집 대문 앞에 이사 오면서 내놓는 쓰레기들. 한 집 한 집 올 때마다 그 형상이 다양하다. 분리배출, 분리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방법은 종량제 봉투에도 쓰여 있고 규격화 되어있다.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이사 온 집의 생활상이 다 드러난다.

철저하게 분리하여 음식물은 꼭 묶어 음식물통에 넣어주고 그 외 잡다한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그 외에 재활용 분리수거도 박스는 주소 적힌 택배운송장을 제거하고 테이프도 다 걷어내어 접어서 내놓는다. PT병 역시 레벨을 제거하고 물로 한 번 헹구어 내놓는다. 스티로폼 역시 운송장 떼어내고 테이프도 제거하여 바람에 날리지 않게 묶어서 내놓는다.

그토록 이나 많이 홍보하고 실시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아파트는 동민 전체가 나서 관리한다. 주택가 역시 예외는 없다. 신축건물 빌라라고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사 온 날 내놓는 쓰레기를 보면서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분류봉투에 넣지도 않고 제멋대로다. 운송장 제거도 없이 바람에 날라 다니는 스티로폼. 재활용도 분리 없이 종이고 PT병이고 함부로 구겨 담아, 묶지도 않고 입구를 벌려 놓아 쓰러져 뒹구는 쓰레기들. 커다란 액자며 못 쓰는 가전제품은 주민센터 버리는 딱지를 붙여야 하건만 그냥 던져놓았다. 액자는 쓰러져 유리가 조각 나 위험하게 흩어져 있다.

그것이 빌라 들어오는 입구를 막고 있다. 도대체 어느 동네에서 온 건가? 지방 산골짝에도 분리쓰레기를 하는데 어느 나라에서 온 건가 궁금하다. 제일 기본인 쓰레기분리도 안 하는 그 사람 얼굴이 궁금하다.

다같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안에 공고문이 붙었다. “철저한 분리수거로 깨끗한 환경을 만듭시다.” 세부사항까지 적혀있다. 이사 오는 사람들마다의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온난화로 가는 환경에 더욱 가중시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그 옛날 오염되지 않은 세상으로 되돌리기엔 늦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야겠다. 또다시 그렇게 버리면 그 쓰레기를 그 집안에 들여놓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공동체에서 서로 돌봐주고 배려하며 살펴보는 지혜와 나눔이 필요하다.

내 자식들이 숨 쉴 공간을 만들어주자.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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