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이병희의 산행 마루 6회] 운장산 산행

기사승인 2022.12.26  09:14:35

공유
default_news_ad1

- 눈감으면 아련하게

[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구름에 가려진 시간이 길다 하여 지어진 산, 이름답게 사방으로 능선이 길게 뻗어있으며 깊고 긴 계곡들로 형성되어 있는 진안 고원의 운장산은 성리학자 운장 송익필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산으로 산이 높아 항상 구름에 덮여있는 산이라 한다.

새벽을 힘차게 달려 마주선  운장산.
벌써 마음은 정상석과 함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젠을 착용하고 하늘 끝까지 이어진 순백의 길은 아름답기도 하다 .
산죽에 팔랑이는 눈꽃,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로 파랗게 열린  하늘이 상고대를 보여줄 것처럼  그 기풍이 당당하다.

산행 중 제일 좋아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나의 마음이지만 함부로 자랑하지 말자.
힘에 부칠 때만 하늘의 솜털같은 구름을 이불 삼아 곁에 잠들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산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산은 늘 우리에게 겸손과 자만심을 일깨워주는 스승과도 같다.
정상에 오르니 산은 말이 없고 온통 흰옷으로 은백색 옷을 입고 있는 산, 사방을 둘러본 산 그리메는 구름 위에 걸쳐놓은 산책과도 같다.

산은 언제나 마음의 벗이다. 겨울의 멋진 설경과 아름다운 상고대를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래도 산은  누구에게나 늘 실망하게 하지 않게 보상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며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돌아보면 지나온 저 능선길도 운무에 갇혀있고 북쪽으로 대둔산과 계룡산 그리고 동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마이산을 만날 수 있는 곳.
마음으로 간직한 지리산 풍경들도 시야에 담아본다.

운장산은 오늘도 짙은 운무 속에 보석 같은 참모습을 숨긴 채 가끔 그렇게 바닷가 헝클어진 매상이 발처럼 수많은 울림으로 서 있다.

나만의 오후 시간도 눈을 감으면 늘 아련하게 꿈처럼 떠오른다. 산은 늘 그 자리에서 어제는 오늘을 몰랐던 것처럼 또 내일은 더 모르는 그 신비롭고 경이로운 대상처럼 서 있다.

자연의 섭리는 너와 내가 이어지는 인연과
가슴 뛰는 첫사랑처럼 힘차게 언덕을 뛰어오르는 즐거움을 기억하고 싶게 한다.

시인 이병희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

이병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