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김정겸의 연예코치]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 연예인 선행의 미학

기사승인 2017.07.21  08:19:45

공유
default_news_ad1

- 감춤과 드러냄...나눔에 목적이 있다면 순수하지 못해 ‘나눔 실천은 비움이다’

▲ 문근영, 김장훈, 장나라(사진 왼쪽부터)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노자 사상의 큰 특징은 느림, 비움, 단순, 부드러움, 고요함 등이다. 그러나 이 표현들을 2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 왜냐하면 느림은 빠름이 있으므로, 비움은 채움이 있으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표현은 공존의 관계를 갖고 존재한다. 즉,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이 모든 것은 상호작용한다.

순자의 도덕경 16장에 ‘致虛極(치허극) 守靜篤(수정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텅 빔에 이르기를 지극히 하고, 고요함 지키기를 독실이 하라”는 뜻이다. ‘비움’은 ‘채움’과 상존의 관계이며 상호작용의 의미이다. 또한 고요함의 ‘정(靜)’은 역동적 움직임의 ‘동(動)’과 역시 공존의 관계이다. 이 말들을 종합한다면 “비우는 일은 요란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즉,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호들갑스럽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사유방법은 불교의 ‘공(空)’과도 같다.

진정한 ‘비움[허(虛)]’은 무엇일까? 자신의 그릇의 크기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누구나 그 그릇이 다 차면 나머지는 흘러넘친다. 흘러넘치는 물은 쓰지 못한다. 채워진 그릇은 비우면 또 채워진다. 채울 때마다 비워라. 그러면 또 다시 채워진다. 기부행위는 비우는 일이며 동시에 그 자리를 행복과 기쁨으로 채우는 행위이다.

연예인의 훈훈한 기부 행위가 자주 소개된다. 문근영, 신민아, 장나라, 하춘화, 박상민, 김장훈 등은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기부를 한 인물들이다. 그들의 이런 ‘비움’은 기쁨으로 채워진다. 선물은 받을 때 보다 줄 때 더 행복한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는 기쁨을 갖게 된다. 기쁨은 나눌 때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연예인은 자신의 이런 선행을 감춘다. 드러내놓고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기업들이다. 정치인은 자신들의 얼굴을 팔아 다음 선거에서 좀 더 유리한 입장에 서고 싶은 사람들이며 기업인은 자신의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 자사의 이득을 배가 시키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나눔은 목적이 있어 순수하지 못하다. 연예인들도 이런 부분이 아주 없지 않지만 그 보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눔을 실천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 편이다.

기독교에서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겸손의 대표적 구절이다. 불교의 사상으로 말하면 ‘공(空)’사상이다. ‘공’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공’은 “내가 누구를 도와주었다는 마음도 비우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에 집착하면 병이 생긴다. 따라서 내가 누구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는 게 공(空)사상이다. 연예인들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선행을 남에게 알리는 것을 꺼려한다.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 욕심의 가치가 아름다운 것이냐 추한 것이냐의 차이가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위계로 보았을 때 그 욕구가 상위의 가치를 추구하느냐 하위의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인성과 인품이 달라진다. 하위의 욕구에 집착하여 그것만을 추구하게 되면 짐승만도 못한 행동을 하게 된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황선생은 ‘존천리거인욕(存天理去人欲)’을 강조한다. 이는 “하늘의 법도를 보존하고 인간의 욕심을 멀리 한다”는 명제이다. 하늘의 법도는 무엇인가? 그는 다름 아니라 올바름[의(義)]을 실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경(敬:경건함)’을 의미한다. 너에 대한 배려가 곧 ‘비움’으로서 채워지는‘사랑’이다. 이것이 곧 ‘경’이다.

5경 가운데 하나인 ‘예기(禮記)’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인생의 즐거움은 지나친 욕심에서보다 그 욕심을 제어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욕심을 제어하면, 그 속에 절로 즐거움이 생겨나며 또한 봉변을 면하게 될 수 있다. 허욕을 버려라. 그러면 심신이 상쾌해진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앞의 연예인들의 고운 마음에서 배운 바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허욕을 버려야 성립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서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너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기에 나의 비움을 통해 너의 아픔을 나누고자 해야 한다. 따라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 통합’을 위한 말이다. 나눔은 계속 되어야 하며 그 나눔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져야 한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칼럼니스트 김정겸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