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정옥임의 시詩산책 51회] 지구에 띄우는 연애편지

기사승인 2020.01.22  09:05:21

공유
default_news_ad1

‘지구에 띄우는 연애편지’를 읽고-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전

작은 사람은 큰 사람을 만나서 큰마음 큰 사고를 배운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으로 세바스치앙 살가두를 만나러 싱싱싱 달려갔다. 20여 년 전, 소의 코뚜레를 여자의 입술에 끼워 놓은 것 같은 인디언의 사진을 보며 그 이름을 알았다. 그 사진은 나에게 분노와 비애를 주었지만, 그것은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실제상황이고 그들이 사는 방법이다.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미국 벤더필드 대학의 경제학석사, 프랑스 파리대학 경제학 박사 은행가로 성장한다. 그는 국제커피협회에서 커리어 일을 하게 된다. 인간의 행동이 항상 옳고 바른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커피 재배과정에서 농부의 비참한 현장들을 목격, 갈등하게 되어 사진가로 변신, 사진 에이전시 ‘매그넘’의 일원이 된다.

1993년 그는 'Workers Prosect'를 계획, 브라질 금광에서 고통스럽게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현장을, 2000년의 사진전, 'Migration Prosect'로 아프리카의 기아와 사헬지역에 행해지고 있는 삶을 문명사회에 고발한 것이다. 그리고 'Genesis Prosect'는 그가 30곳을 찾아다니며 난관을 뚫고 포착한 지구의 모습들이다. 노예로서 일하는 노동자, 자본가를 위해 비싸지는 커피, 사람은 모두 지구의 자식이다. 지구의 모성을 배워 사람의 황폐해진 마음을 치유해야한다.

해가 다르게 파괴되어 가는 지구, 대규모의 폭우, 빈번해지는 폭풍과 지진, 태평양에는 쓰레기더미, 해저까지 파헤치며 자원을 찾아 혈안이다. 이 모두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탐욕이 저지른 지구의 심장에 독약 묻은 칼을 꽂는 일. 세바스치앙은 0.5%만 남은 황폐해진 브라질 고향땅 우림지역에 나무심기를 했다. 열대우림이 되살아났다.

세바스치앙 살가두가 지구에 보내는 연애편지를 현대인에게 읽히고 또 읽히고 싶다.
     -저자 김용옥 수필 [지구에 띄우는 연애편지] 일부

저자는 글머리에 수필에는 인생 경계가 없다. 수필은 삶의 뼈와 살을 옹글린 글이다. 그러면서 문학은 모든 예술의 뿌리요 씨요 어머니다. 문자 아니면 어떤 감성도 이성도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용옥이 띄우는 연애편지>는 <에세이 포레>에 다년간 연재해온 수필을 엮었다고 한다.

저자와 인연의 고리가 된 건 지구문학 책에서 문방사우 수필을 읽고 전화하면서이다. 연필에 얽힌 친구와의 사연인데 어린 시절 우리네 연필은 물러 조금 눌러 쓰면 쉬 부러졌다. 칼도 안 들고 지우개는 왜 그리 시커먼 자국이 남는지 누런 종이 양면괘지는 잘 찢어졌었는지. 그래도 화선지에 붓글씨 쓰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그러한 그림을 자세하고 그림 그리 듯 그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나는 감동하는 글을 읽으면 그 느낌이 가시기 전에 작가를 찾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것은 내가 내 글을 제법이게 써놓고 흐뭇해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다.

저자는 지구문학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근데 전주에서 노구를 이끌고 와서 8시에 행사 마치고 저녁식사도 못 한 채 다시 귀가 장거리 버스를 탄다. 몸이 아플 땐 빠지고 싶어도 원로 발행인을 언제까지 만나겠느냐는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번개 팅이나마 고맙게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고운 맘가짐에 고개 숙인다. 무엇이든 무슨 일이든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그 방향이 선을 향하고 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진정한 영혼의 답이 우러나올 때 깊은 반향을 느낀다. 존경과 애정을 느낀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