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이종철 골프멘탈]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기사승인 2023.11.24  20:04:25

공유
default_news_ad1

- 최선 다한 승부 결과에 부정보다 긍정 마인드 중요...발전은 연습만이 아닌 변화를 거듭해야

▲ 많은 갤러리들이 지난 4월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6번홀 그린에서 선수들의 퍼팅 모습을 관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자료사진=KLPGA 제공)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2024 정규투어 시드 예선전이 끝날 무렵, 제자 중 한 명의 성적이 궁금했다. 확인 결과, 아쉽지만 백카운트로 예선탈락을 하고 말았다. 이 선수는 멘탈 코칭을 받기 전 시합에 실패할 때마다 실망감을 크게 갖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 골프에 대한 흥미가 있을 리 없었고, 자신감이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멘탈 코치인 나를 찾아왔고, 이제 3년차 코칭을 받고 있다.

나는 또다시 실패한 선수의 마음이 궁금했다. 나는 긍정과 부정 양쪽의 가능성을 모두 생각했다. 멘탈 코칭의 효과가 있었다면, 시합의 결과가 어떻더라도 선수는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며 실망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한 자신을 여전히 당당하게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희망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마음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 선수는 올해 들어 시합에 떨어질 때면 마음의 회복이 점점 빨라지는 추세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1부 시드전에서는 성공에 대한 바람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실망감도 크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동안의 멘탈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실패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마치 던져진 주사위처럼 선수의 마음을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시합에 대한 결과보다도 달라진 선수의 마음을 간절히 바랐다. 왜냐하면 비록 이번 시합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만약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희망찬 내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선수와 통화를 했다. 다행히 선수의 목소리는 밝았다. 결과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뿌듯해했다. 그리고 말하기를 마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듯 느끼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을 했다. 나는 일단 안도했다. 적어도 선수가 결과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 속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을 탓하는 말도 하지 않았고,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더 많이 쏟아냈다.

그리고 며칠 후 수업에서 만났다. 여전히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내가 멘탈 코칭을 통해 바라는 선수의 마음을 잘 보여주었다. 일지를 통해 엿본 선수의 마음은 내가 모든 선수에게 바라는 바였다. 그동안 선수와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고, 앞으로 이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차올랐다.

다음은 이 선수가 시합 후 쓴 일지다.

시즌이 끝나고 시합을 준비했던 나날들...더 나은 골프를 하기 위한 나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결과를 떠나서 나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느낀다.

멘탈 수업 초반에는 연습량을 줄이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그땐 그게 최선인가? 그게 열심히 하는 거고, 내 골프 실력향상에 노력하는 것인가? 의심도 많고 못 미더웠다. 하지만 멘탈 수업을 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모든 그림의 퍼즐이 맞춰져간다.

내 자존감을 지키는 것, 거기서 나오는 자신감, 그리고 내감으로 한다는 것, 몸에 힘을 빼는 것, 그러려면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걸 되돌아봤을 때 난 최선을 다해 내 골프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내 모든 걸 위해 노력했다고 감히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올해 결과로 얻은 건 없었지만 과정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이 너무 값지다. 그냥 어정쩡한 결과를 얻는 것보다 백배, 천배 아니 몇 만 배를 더 잘할 수 있는 걸 배웠기에 후회가 없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 칭찬하고 뿌듯해하는 내가 대견하고, 골프뿐 아니라 내 삶에 대한 마인드도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 골프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나대로 살아가기에 충분하다고 자신감이 생긴다.

이 자신감이 단지 자신감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행복하다. 선생님을 만나 다행이고 감사드린다.

멘탈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즉, 자신감이 없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많거나, 불안감이 크고, 골프에 의욕과 흥미가 없는 선수들은 유독 시합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가진다. 그리고 시합에 실패하면 자신의 재능을 탓하거나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골프를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한다. 이 과정에 부모님과의 실랑이는 덤이다.

이런 선수들은 마지못해 다음 시즌을 맞이하면서, 여전히 반복되는 시합 성적과 마음의 괴로움으로 행복하지 않은 선수 생활을 이어 간다. 그들은 말한다. ‘희망이 보이진 않지만 여태까지 한 것이 아까워서’ 혹은 ‘골프 외에는 할 게 없어서 골프를 그만두지 못한다’고 한다. 잘나가는 선수들이 부럽기만 하고, 신세한탄만 늘어간다.

이런 마음으로는 골프선수로서 성공할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골프에 대한 방식, 시합에 임하는 마음 등.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생활 전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언젠가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직원들에게 혁신을 주문하며 말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발전을 위해서는 오로지 연습만 많이 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특히 지지부진한 성적을 매년 이어가는 선수라면 악순환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정답은 자신이 생각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있다. 혼자서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므로 안내자를 믿고, 자신을 믿고 도전을 감행해야 한다. 여전히 변화를 꾀하지 못한다면 악순환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골프전문 멘탈코치 이종철프로 ‘이종철프로의 골프심리학’ 블로그 가입

이종철 프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한국체대 졸업. 前)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골프멘탈에 관한 글을 쓰고 강연을 다니고 있다. 현재는 용인 경희골프랜드에서 멘탈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삶이 행복한 골프선수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보람이다.
저서로는 『골프, 생각이 스윙을 바꾼다』 『골프, 마음의 게임』 『퍼펙트 멘탈』이 있고, 역서로는 『열다섯 번째 클럽의 기적』 『밥 로텔라의 쇼트 게임 심리학』 
『내 생애 최고의 샷』이 있다.

이종철 프로  forallgolf@naver.com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