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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의 연예퍼즐] 기타노 다케시, 그를 ‘야쿠자 영화의 아이콘’으로 부르는 이유

기사승인 2017.06.06  07: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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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이 담긴 폭력 미학으로 묘사, 작가 감독으로 유명세

▲ 기타노 다케시(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대중예술계에서 몇몇 유명스타에게는 그의 직업 앞에 ‘국민’이라는 극존칭 접두어를 붙인다. ‘국민배우’, ‘국민가수’ 등 국민 모두에게 두루 사랑을 받는다는, 대중예술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예이다. 이들은 ‘안티’가 많지 않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기타노 다케시(北野武)이다. 1947년 도쿄 태생으로 올해 만70살이다. 기타노는 ‘국민감독’, ‘국민배우’로 불린다. 그는 우리에게 영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 활동은 TV에서 시작됐다. 그는 1970~80년대 스탠드업(Stand Up) 코미디의 희극 배우로 TV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희극 배우(또는 코미디언)가 관객을 마주하는 실시간 희극 형식이다.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자를 스탠드업 코미디언, 혹은 줄여서 스탠드업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개그맨’으로 쓰이고 있다.

기타노 다케시는 TV에서 코미디언으로 또 버라이어티 쇼 진행자로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1980년 영화배우로 데뷔, 활동하다가 1989년 ‘그 남자 흉폭하다’로 영화감독에 데뷔한 이후 영화감독 겸업 배우로 명성을 쌓기 시작하였다.

그는 특히 야쿠자의 세계를 독특한 서정(抒情)이 담긴 폭력 미학으로 그려내어 유럽의 유수영화제에서 열광적인 찬사를 얻었다. 무표정과 유머, 고요한 시정과 하드보일드(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담한 태도)한 폭력이 교차하는 독창적인 장르영화로 1990년대 국제적인 작가감독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야쿠자 영화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기타노는 코미디언, 작가, 가수, MC, 화가, 배우, 영화감독 등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일본 현지에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일본의 영화감독이며 배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영화가 공식적으로 극장에서 상영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이다. 그해 12월 5일 서울의 14개 극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수입이 금지됐던 일본 영화가 국내에 소개되었는데 그 영화가 기타노가 연출한 ‘하나비’(1997)였다. 이후 ‘기쿠지로의 여름’, ‘키즈 리턴’(1996) 등 많은 작품이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 영화계의 교류 물꼬를 튼 영화 ‘하나비’(花火)는 1997년 9월 제5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문자 그대로 꽃(生)과 불(死)을 대비시키는 영상세계를 구축했다.

그를 영화인으로서의 경력의 정점에 오르게 한 ‘하나비’에서 그는 반신불수가 된 동료경찰에게 삶의 의욕을 일깨우고 병든 아내와 동반자살을 기도하는 형사를 연기하면서 폭력과 서정을 결합하는 자신의 스타일을 확장했고 복수와 파멸의 테마를 심화시키면서 세계적 영화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하나비’는 일본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먼저 개봉되었고, 2000년 뉴욕의 문화주간지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의 비평가들이 뽑은 1990년대 영화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베니스네영화제에서 일본 영화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1951년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감독의 ‘라쇼몬’(羅生門), 1958년 이나쇼쿠 고우(稻垣浩)감독의 ‘무호 마쓰의 일생’(無法松の一生) 이래 39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이때부터 그는 ’국민감독, ‘국민배우’로 불리기 시작한다.

그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서울의 한 극장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종로 서울극장에서 지난 6월 3일부터 오는 6월 18일까지 개최하는 ‘웃음과 폭력: 기타노 다케시 회고전’이 그것이다. 팬들에게는 기타노의 영화세계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연출작, 출연작 등 모두 17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상영작은 연출 데뷔작인 ‘그 남자, 흉폭하다’와 최신작 ‘8인의 수상한 신사들’(2014), 그리고 출연작 ‘배틀로얄’(2000), ‘피와 뼈’(2004) 등이다.

회고전 관계자는 “감독이자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동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이름 중 하나이다.”라며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없는, 독특하고 복잡한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을 만나보기 바란다.”라고 전한다.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기타노의 영화적 특징은 ‘침묵’과 ‘폭력’ 그리고 ‘웃음’에 있다. 인간에게 잠재된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들춰낸 초기작들로 ‘야쿠자 영화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그 사이사이 녹여낸 유머는 영화에 특유의 리듬감을 부여하며 기타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라고 볼 수 있다.

윤상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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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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